분양시장 세대교체?…전세난·저금리에 30代 '부상'
분양시장 세대교체?…전세난·저금리에 30代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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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김포시 한 견본주택 내 상담석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2~3년 전만 하더라도 분양 최대 수요층인 40대를 겨냥한 평면설계나 마케팅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는 30대 수요자들이 어떤 주택형, 어떤 타입을 선택해야 당첨 확률이 높은지 주로 묻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 30대 계약자 비중이 2년 전에 비해 10%p가량 높아졌어요. 젊은 층을 어떻게 잡느냐가 분양 성패를 결정하는 거죠." (인천지역 한 분양단지 소장)

아파트 분양시장의 주 수요층이 40대에서 30대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내 집 마련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30대가 전세난과 저금리 영향으로 아파트 청약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에서 분양된 18개 아파트 단지 당첨자 9959명 가운데 30대 비중이 38.4%에 달했다. 40대와 50대는 각각 27.7%와 16.9%에 그쳤다.

분양 계약에서도 30대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GS건설이 지난달 계약한 경기 김포시 '한강 센트럴 자이 2차'는 30대 계약자 비율이 45.6%로 40대(28.8%)를 크게 웃돌았다. 호반건설이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선보인 '호반베르디움 2차'도 30대 계약자(39.2%)가 40대(30.4%)보다 많았다.

이처럼 30대가 분양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것은 전셋값 급등 여파로 30대의 내 집 마련 욕구가 커진데다 수도권 1순위 청약자격 완화, 중소형 주택 공급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저금리에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조건이 좋아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이 적은데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자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도 30대가 청약에 쉽게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최근 조사한 '신혼부부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가구 2677가구 가운데 84.7%가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조사가구의 37.2%가 맞벌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주택비용 마련'이라는 응답이 41.2%에 달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주요 시중은행에서 39세 이하가 빌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54조8000억원으로, 1년새 23.6% 급증했다. 같은 기간 40대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율은 11.6%, 50대 7.9%, 60대 이상 7.7%를 크게 웃돈다.

업계에서는 상당 기간 30대가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은 "내 집 마련은 40대에서나 가능하다는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계약자 분석에서도 30대 비중이 높아진 만큼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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