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국내 사모펀드, 모험자본 역할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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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내 PE 산업 발전 방향' 정책 심포지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이 그간 상당한 양적성장을 이뤘으나, 아직 질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국내 프라이빗 에퀴티(PE) 산업의 발전 방향' 심포지엄 주제발표를 맡은 가운데 "외국 PEF에 대한 '대항마'로서 국내 자본에 의한 기업구조조정, 기업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대체투자 수단 제공의 목적으로 도입된 국내 PEF시장은 단기간에 양적성장을 이뤄냈다"며 "하지만 질적부분에서 아직 개선돼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PEF는 지난 2004년 12월 제도 도입 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총 출자 약정액이 52조원, 277개 PEF가 등록돼 단기 급성장을 이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연기금 대체투자 수요의 지속적 증가와 M&A(인수합병) 시장의 수급공백으로 인해 성장이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PEF는 특정기업의 주식을 대량 인수해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의 펀드로, 경영권을 확보한 뒤 '바이아웃(Buy Out)' 형태의 투자 전략을 취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지난 1990년대 이후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는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에 활용해 선순환을 불러오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해 동북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PEF 시장에 관련해 도입 이후의 준비기와 도약기를 거쳐 현재는 성장기에 집입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질적인 면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국내 PEF 시장은 성장기로서 출자자(LP) 구성이 다변화되고 사모펀드 매니저(GP)의 트랙레코드에 기반한 평판시장이 점차적으로 형성되는 단계"라며 "하지만 국내 PEF는 평균적으로 규모가 영세하고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 구조조정과 기업 가치를 높이는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어 "자본모집-투자-가치제고-회수 사이클을 경험한 사모펀드 매니저(GP)가 소수 선도 GP에 불과하다"며 "상당수의 GP가 경험 미숙과 위험회피로 인해 옵션부 투자 및 재무적인 투자에 치중하기만 하고 모니터링과 가치제고와는 관계없는 '무늬만 GP'투자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보수적 투자 관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출자자와 운용사간 공동의 노력과 가치제고 역량 배양, 선진 운용관행의 정립, 평판시장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번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한 가운데 "금융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PE산업은 국내 경제의 부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며 "중위험·중수익인 PE투자는 전통자산에 대한 투자 대안으로, 효율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PE산업의 발전을 위해 금융당국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 위원장은 "정책금융이 선도적 역할을 통해 대체투자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민간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벤처회사의 모험자본 유입을 돕고, 회수시장도 활성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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