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英 정부, 알 카에다 배후 수사에 초점
美 - 英 정부, 알 카에다 배후 수사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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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가 ‘제2의 9.11 테러’를 계획한 것일까. 영국에서 적발된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의 배후로 알 카에다가 떠오르고 있다. 마이클 처토프 미국 국토안보부장관은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영국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이 알 카에다의 소행일 가능성을 높다고 밝혔다. 처토프 장관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며 단정적인 결론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이번 테러계획이 정교하고 많은 조직원들이 동원됐으며 국제적”이라는 점을 강조, 알 카에다의 소행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영국 공항마다 수많은 탑승객들이 항공기 지연 및 취소로 난리를 겪고 있다 이번 사건에는 연루된 용의자들이 파키스탄계 출신인 영국인들인데다 파키스탄 정부도 이들의 체포에 많은 정보를 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알 카에다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파키스탄 당국이 체포한 용의자들 중 2명에 대한 가택 수사결과, 순교를 찬양하는 테이프가 발견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현재도 알 카에다 동조세력도 상당수 있다. 알 카에다는 그동안 계속해서 미국 등 서방에 맞선 ‘글로벌 지하드’ 벌일 것을 주장해왔다. 항공안전 전문가인 더글러스 레어드는 이번 테러 음모가 9.11 사건의 총지휘자인 칼리드 세이크 모함메드가 지난 1994~1995년 세운 계획으로, 11대의 항공기를 태평양 상공에서 동시에 폭파시키는 암호명 ‘보진카 작전’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보진카 작전’은 알 카에다 추종세력들이 보안장비로는 탐지해낼 수 없는 액체 폭발물을 콘택트렌즈 세척액에 숨기고 항공기에 탑승, 카시오 손목시계를 이용해 폭발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시 테러범들이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액체 폭탄을 만들기 위해 혼합하다가 실수해 화재를 내는 바람에 실패했고 테러범들은 체포된 바 있다. 싱가포르 국방전략연구소의 테러전문가인 로핸 구나라트나 연구원과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밥 에어즈 연구원도 “이번 음모는 전형적인 알 카에다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각 항공기들의 지연 및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은 수개월간 공조해 테러용의자들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은 알 카에다가 이들의 배후에 있을 것으로 의심해왔다. 실제로 이번 테러는 지난해   영국 런던 지하철에서 52명의 희생자를 낸 7?7테러와 상당히 유사하다. 당시 테러범들도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알 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 24명중 22명이 파키스탄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피터 클라크 영국 경찰청 대 테러 국장은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이들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2차 테러 계획를 준비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美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승객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알 카에다의 소행이나 배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물증은 없다. 다만 알 카에다의 제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최근 몇 차례 비디오 테이프 메시지를 통해 미국과 영국에 대한 성전을 촉구한 적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테러 용의자들이 액체 폭탄을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다. 영국의 폭발물 전문가인 시드니 앨포드 박사는 액체 폭발물은 겉으로는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 음료수 병이나 캔에 넣어 쉽게 숨길 수 있다고 말했다. 1987년 미얀마 근해 안다만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때도 북한 공작원이 알코올 술병에 액체 폭탄을 숨겨 기내에 밀반입 했다가 원격조종으로 여객기 기체를 폭파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앨포드 박사는 대부분 사람들은 폭발물을 고체 물질 혹은 가스와 연상시키지 액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액체 폭발물이 아기의 우유병이나 위스키병 혹은 감기약 속에 들어 있다면 의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액체폭탄을 만드는 데 이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 중 하나는 모형 비행기 엔진의 연료, 폭발물, 산업 용매로 사용되는 니트로메탄이다. 니트로메탄을 구하기는 아주 쉽지만 폭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니트로메탄을 다른 활성 물질과 섞어야 한다. 니트로에탄도 덜 알려졌지만 니트로메탄과 비슷한 폭발 효과를 낸다. 이 물질은 입수하고 수송하는 데 별 제한이 없다. 니트로글리세린도 잘 알려진 액체 폭탄이다. 메틸 니트레이트도 있다. 메틸니트레이트는 다른 물질과 혼합하자마자 기폭장치 없이도 폭발한다. 또 황산이나 소독제로 쓰이는 과산화수소 등도 TATP(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라는 폭발물질과 혼합할 경우 강력한 폭발력을 낼 수 있다. 미국 LA공항에 액체물질의 반입이 금지된다는 표시판

이처럼 액체폭탄이 새로운 테러 무기로 부각됨에 따라 영국 정부는 항공기 승객들에 대해 물병, 콘택트 렌즈 용액, 물약, 음료나 헤어 젤, 메니큐어 등을 기내  휴대품으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제휴사 www.up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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