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사갈등에 실적악화 '악재 겹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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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 놓고 대립각…1분기 수주실적 '반토막'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낸 현대중공업이 올해에도 내·외부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3일 오후 6시10분부터 회사 정문 안 사거리에서 출정식을 갖고 올해 임협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올해는 원·하청 공동투쟁은 물론 전국 조선소 공동투쟁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20일 울산시 동구 전하동 본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권오갑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지난 2월 과장급 이상 직원 1000여명을 정리해고한데 이어 3월 여사원 170여명을 구조조정했다"며 "그런데 최근 회사가 희망퇴직을 거부한 여사원을 대상으로 퇴출교육을 가장한 설계교육(CAD)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회사를 위기로 몰아가는 권오갑 사장에 대한 퇴진 서명운동을 지난 17일부터 진행하고 있다"며 "서명운동을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내하청노동자 등 회사 내외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지난 10일 사측에 기본급 12만7560원 인상(기본급 기준 6.77%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성과금 250% 보장, 기본급 3% 노후연금 적립,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을 기본으로 하는 올해 임금요구안을 제출, 올해 임단협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처럼 내부적으로 노사간의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올해 1분기 수주실적은 반토막 났으며 수주잔량 역시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도 뒤쳐진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의 올 1분기 수주실적은 총 30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59억4900만달러의 50%에 불과하다. 특히 조선부문의 경우 1분기 누적 조선 수주액은 총 6억3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31억8700만달러의 20%에 불과했다.

수주잔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수주잔량은 100척, 489만6000CGT(가치환산톤수)로 전월 대비 13만CGT 줄어들며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세계 1위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로 129척, 817만5000CGT 였으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전월 대비 15만CGT 늘어난 501만6000CGT의 수주잔량으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제치고 2위에 등극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수주잔량이 500만CGT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4월 이후 약 2년만으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21만8000CGT, 15만CGT씩 수주잔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홀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악재들이 한동안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수주 물량이 남아있는 조선사업부는 하반기에야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플랜트 사업부도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된다. 여기에 희망퇴직 등으로 인한 구조조정 비용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도 흑자전환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와의 관계의 경우에도 사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만큼 올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역시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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