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달렸다" vs "상승 여력 충분"…증시 거품 논쟁
"너무 달렸다" vs "상승 여력 충분"…증시 거품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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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주도 유동성 장세…증권가 '기대-우려' 상존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최근 주식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면서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반면, 그간 한국 증시에 무관심했던 외국인들의 시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상반된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삼성증권은 이날 '중기적으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나, 단기적 흥분은 경계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증시가 예상보다 빠르게 급등해 강세장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증권사는 한국 증시가 펀더멘탈 대비 너무 빨리 올랐으며, 여전히 잠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부동자금 증가세와 저금리 기조는 새로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져 있다는 지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 생산 연령층이라고 불리는 30~40대 개미투자자의 증시 진입은 주거비 안정과 더불어 소득이 증가되는 등 투자여력이 생겨야 가능하다"며 "때문에 증시로 본격 자금 이동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 연구원은 기업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자동차 및 부품을 제외한 기타 경기민감업종(화학, 에너지, 철강, 조선, 건설 등)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는 과도하다"며 "지난 2013~14년을 거치면서 이들 업종에서 소위 '빅베스'가 있었지만 지난 해보다 영업이익 28조원보다 59%나 증가한 45조원의 영업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유로존의 그렉시트 우려 재발 가능성과, 미국의 1분기 실적 우려 등 2분기 주식시장에 숨은 위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 연구원은 "따라서 하반기 증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 랠리를 본격적 강세장 진입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날 7년여만에 700선을 돌파한 코스닥의 경우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신용거래융자가 7조원 넘었는데, 이는 코스닥의 신용융자(3조8000억원)가 코스피보다 5000억원 가량 많은 수치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은 코스닥에 큰 관심이 없고 기관은 1분기 실적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종목 대신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는 유동성 장세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물에 무관심했던 외국인들의 시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불과 6~7개월 전인 지난해 10월만 해도 빈번한 어닝쇼크 등으로 외국인들의 불신이 컸다는 점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정부정책 및 기업실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증시 상승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기술적 분석을 근거로 외국계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는 유럽계 자금 유입 가능성 및 과거 저점에서 나타났던 누적 순매수 패턴을 감안해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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