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팬택, 오는 17일 '운명의 날'
기로에 선 팬택, 오는 17일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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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이 지난해 출시했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2'(사진=팬택)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팬택의 생사(生死)가 17일 결정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일은 오는 17일 오후3시까지다. 지난달 원밸류에셋과 매각 협상이 불발로 끝난 이후 법원은 두 번째 공개매각에 착수했다.

팬택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면 회사는 회생절차에 박차를 가할 수 있지만, 인수 의향서 제출 기업이 없을 경우 청산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삼정회계법인이 추산한 팬택의 존속가치는 1100억원인 반면 청산가치는 15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팬택은 지난해 8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해왔다. 중국과 인도 단말 제조사들이 팬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왔지만 구체적으로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은 미국계 한인투자컨소시엄 원밸류에셋 뿐이다. 하지만 원밸류에셋은 법원에 인수대금을 제때 송금하지 않아 협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팬택 매각이 불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자본잠식 상황인데다가 1조원에 달하는 부채,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적이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팬택 인수에 의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인도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 팬택은 매력적인 인수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현지에 자체 생산라인을 모두 구축한 상태고 인도 업체들의 기술력도 최근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팬택에 굳이 투자하려는 업체들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팬택이 갖고 있는 영역은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로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대부분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LOI 접수를 마감하면 매각주간사는 투자희망자가 제출한 서류 등을 검토한 뒤 이들에게 투자설명서 및 입찰안내서를 개별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후 △입찰서류 접수 △사전심사·실사자료 제공 △입찰서류 접수 및 평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투자계약 체결 △회생계획안 제출·인가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한편, 팬택은 지난해 5월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노트' 등을 출시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경영환경 악화를 막을 수 없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으로 스마트폰 가격이 상승하자 삼성전자와 애플 등 고가 단말로 수요가 쏠려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의 대표 스마트폰 브랜드는 '베가'로 한때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뽐냈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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