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횡령혐의 부인…"MB맨 아닌 자원외교 피해자"
성완종, 횡령혐의 부인…"MB맨 아닌 자원외교 피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사진)이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MB정권 시절 주요 인사들과 유착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MB정부가 추진한 자원개발사업에 따른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8일 성완종 전 회장은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로 인해 제 한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아 참담하다"며 "왜 자원외교의 표적이 됐는지, 있지도 않은 일들이 마치 사실인양 부풀려졌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진실을 밝혀 명예회복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성 전 회장은 자원개발 비리와 관련,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석유 및 가스탐사 사업 4건에 653억원을 투자했는데, 321억원은 성공불융자로 지원받고 자체자금으로 조달한 332억원은 모두 손실 처리됐다"며 "경남기업은 전 정권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성공불융자는 정부가 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독려를 위해 사업에 실패할 경우 융자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성공하면 원리금 외에 특별 부담금을 더 받는 제도다. 성 전 회장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모두 성공불융자를 신청할 수 있어 경남기업만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토로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은 성공불융자의 경우 총 사업비를 먼저 집행한 이후 이 내역을 근거로 융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돼 사업 목적 외에 개인적인 유용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광물자원공사 융자금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국내 기업이 86개사인데, 유독 경남기업만 특혜를 받았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해외자원개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신뢰가 다 무너져버렸다"며 "상장폐지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그 피해가 다 지워질 수 있도록 보답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은 'MB맨'이라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2007년 18대 한나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 측근일 수 있나. MB맨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남기업 워크아웃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워크아웃 명단을 발표하면서 일방적으로 경남기업을 포함시켰다. 국내 상장건설사 34개 중 16위 회사를 워크아웃에 포함시키는 것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억울해 반발했지만 손 쓸 방법이 없어 워크아웃에 동의하고 MOU를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은 회사 재무상황을 조작해 자원개발 사업 지원 등 명목으로 한국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수출입은행에서 총 800억원에 달하는 정부융자금 및 대출을 편법으로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원개발 공사 진행 상황과 공사금액, 수익 등을 조작해 95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계열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대여하거나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3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 금융감독원을 통해 채권단에 압력을 넣어 대출과 워크아웃 단계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성 전 회장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성 전 회장은 구속수사를 받게 된다.

한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한 사례는 성 전 회장이 처음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