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 제외하니…SKT, 13년만에 점유율 50% 붕괴
'허수' 제외하니…SKT, 13년만에 점유율 5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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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SK텔레콤의 50% 시장점유율이 결국 무너졌다. 2002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후 13년 만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자체 직권 해지로 선불 요금제 가입자가 무려 35만명 가량 줄어들었다. 그동안 의혹만 무수했던 '허수 가입자'가 일정 부분 사실로 입증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 무선 가입자 통계(단위 : 명). (사진=미래창조과학부)

◇ 50.01% → 49.60%…"미사용 전화 해지"

2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가입자 수(알뜰폰 포함)는 2835만65645명으로 1월 대비 36만5019명(1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50.01%에서 49.60%로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는 SK텔레콤의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가입자가 증가한 반면, 자사 가입자가 크게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1월말 221만2895명에서 2월말 226만1540명으로 4만8645명 늘었다. 하지만 순수 SK텔레콤 자사 가입자가 2650만8688명에서 2609만5024명으로 41만3664명 감소했다.

특히 줄어든 가입자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선불 요금제 가입자다. 실제로 알뜰폰을 제외한 SK텔레콤 자체 선불 가입자는 지난 1월 62만2006명에서 27만2674명으로 34만9332명 감소했다. 알뜰폰까지 포함하면 33만3331명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자체 특별점검을 실시, 장기 미사용 선불 이동전화 등 45만 회선에 대해 직권해지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기 미사용 선불전화는 그동안 충전만 해놓고 일정 기간 이상 발신이 없는 이동전화를 말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소모적 경쟁으로 인해 이동통신 산업의 발전 잠재력이 왜곡돼 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동통신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고객가치 극대화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SK텔레콤이 선도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장동현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 (사진=SK텔레콤)

◇의혹이 현실로…장동현 사장의 용단?

사실 SK텔레콤이 점유율 50% 유지를 위해 쓰지도 않는 선불가입자 수를 조절해왔다는 의혹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동전화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영업재개 이후 SK텔레콤의 일부 선불유통망을 활용해 선불 가입 한 건당 4~7만원(3만원 이상 충전 시)의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지급된 바 있다"며 "개통만 해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본사의 검사로)이따금 통화 발신을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일반 대리점·판매점은 꺼려했지만 일부 선불 업체에서는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년에는 SK네트웍스가 외국인 명의로 대포폰 6만대를 개통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으며, 전현직 SK텔레콤 직원이 기소되기도 했다. 개인정보를 87만차례 불법으로 도용, 명의자 모르게 선불폰 임의충전을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필사적으로 50% 선을 지키려 했던 SK텔레콤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된 '장동현 사장(사진)의 용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허수를 털어내는 조치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것이다.

이날 장동현 사장은 직권해지 조치에 대해 "이동통신산업이 미래 국가 경제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상품과 서비스 중심의 경쟁 패러다임 구축이 절실하다"며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본원적 경쟁력에 기반한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달성하고 견고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장동현 사장 본인의 의지만은 아닌 전사적으로 소모적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라며 "본원적 경쟁력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면 50% 점유율 회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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