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기준금리 인하에 양극화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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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회사채 '훈풍'…"과도한 해석"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하면서 A급 회사채에도 수요가 몰리는 등 등급별 양극화가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금리메리트가 있는 비우량물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A등급 내에서만 수요가 있는 편인 만큼 양극화 완화로 해석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회사채AA-와 회사채 BBB-는 각각 2.055%, 7.952%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달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하된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가 인하 기대감이 형성, 채권시장이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표 주관 계약을 한 발행사들 중 A등급과 BBB+회사들이 유독 많아지고 있다"며 "절대금리가 높은 크레딧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절대금리를 제시할 수 있는 비우량 회사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고금리 수요가 늘면서 A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 800억원 규모 현대종합특수강(A-) 회사채에 대한 수요 예측에서 5000억원이 유입됐다. 2013년 9월 수요예측 모범규준 개정 이후 동일 등급 내 최고 수준으로 현대차 그룹 편입과 이에 따른 신용등급 상향 호재에 따른 것이다.

최근 발행된 풀무원식품(A-)과 대성에너지(A+)도 500억원 규모 발행에 각각 발행금리 2.840%, 2.234%를 기록했다.

대성에너지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7배가 많은 수요가 몰렸으며 확정된 발행금리도 2.278%에서 2.234%로 하향 조정됐다. 풀무원식품의 3년물 회사채 발행금리도 3.300%에서 2.840%로 낮춰졌다.

또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이 조정됐던 조선업종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A+)은 민평대비 45bp 높은 금리 3.38% 제시하면서 3000억원 모집에 3290억원이 유입돼 3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하지만 그간 양극화가 많이 진행된 만큼 해소되는 조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회사채 발행 잔액 감소로 A등급 내 '옥석고르기' 정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회사채 발행잔액은 총 225조2776억원으로 전년 동기(229조652억원) 대비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한계기업은 상환만 하고, 차환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발행잔액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윤원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돼 AA급의 2.5% 금리가 A등급에서 확보돼 그나마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라며 "기업들의 조달금리가 낮아졌다는 건 경기가 안 좋다는 방증인 만큼 한계기업들만 발행에 나서 사실상 잔액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도 "양극화 완화가 되면 등급별로 각 금리에 맞는 투자자들이 유입돼야 하는데 비우량물의 경우 수요예측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아직까지 정상적인 시장은 아니고 등급내 옥석가리기정도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우량물은 등급이 낮은 것 중 괜찮은 금리를 주는 경우 캐리수요가 있어서 발행되는 것 정도"라며 "카드나 캐피탈 정도만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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