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르네상스호텔 매각 '사활'…관건은 '가격'
삼부토건, 르네상스호텔 매각 '사활'…관건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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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상스호텔 세부개발계획' 결정(안, 자료=서울시)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삼부토건이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이달 말 진행한다.

오는 6월 채권단에게 75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삼부토건은 호텔 재건축을 위한 개발계획을 서울시로부터 인가 받는 등 호텔 매각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매각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16일 건설업계 및 IB(투자은행)업계 삼부토건에 따르면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이달 안에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일 마감된 인수의향서(LOI) 접수에는 국내 기업과 중국계 펀드 등 4~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대규모 영업적자와 차입금 증가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삼부토건 입장에서는 호텔 매각이 완료돼야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경영정상화도 순탄치 않은 상황인데다 적자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부토건은 올해 6월까지 채권단 협조 융자를 통해 빌린 돈 7500억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경영실적 악화로 자본금도 까먹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자체자금으로 빚을 상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영업적자 527억5500만원, 당기순손실 2797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가율이 상승하고 법인세 비용까지 늘고 있어 호텔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내몰릴 수도 있다.

삼부토건이 호텔 재건축과 관련된 인·허가를 시로부터 받아내는 등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추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앞서 11일 삼부토건이 제출한 '르네상스호텔 재건축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삼부토건은 호텔 재건축과 관련, 인·허가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LOI를 제출한 업체 상당수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부토건이 제출한 재건축 계획안은 대지면적 약 1만8500㎡에 용적률 880%를 적용, 37층 높이의 건물 2개동을 신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축물 연면적은 23만5950㎡에 달하며 호텔과 업무, 판매문화 및 컨벤션 등이 복합된 업무시설 단지로 조성된다. 설계 및 인허가는 희림건축이 맡았다.

관건은 역시 매각가격이다. 삼부토건의 희망가격과 인수후보들의 예상가격이 차이가 있어 성사여부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다만 채권단은 더 이상 채무상환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라, 어느 정도 조건만 맞으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삼부토건은 2013년 5월 이지스자산운용에 호텔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이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지만, 인수자 측이 1조원이 넘는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당시 인수협상 가격은 1조1000억원이다.

업계는 르네상스호텔에 설정된 담보를 감안하면 삼부토건이 1조원 이상을 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호텔에는 채권단 협조융자금 7500억원이 1순위 담보로 설정됐으며 후순위 채권을 더하면 1조원가량이 담보로 잡혀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에게 빌린 돈을 갚고 자금난을 해소하려면 최소 1조1000억원 수준에서 매각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구조"라며 "1조원은 인수 후보자 입장에서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기 때문에 매각 성공 여부는 본입찰에 어떤 기업이 참여하는지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이지스자산운용 측과 협상 당시에 삼부토건 측에서 제시한 조건도 까다로웠다. △시행사, 전체 오피스 면적의 50% 임대 책임 △삼부토건 브리지론 1400억원 신용공여도 요구 등을 내걸었으며 이 때문에 당시 일각에서는 삼부토건이 회생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삼부토건은 2011년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추진하던 중 경영실적 악화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채권회수를 우려한 채권단은 법정관리 철회를 조건으로 7500억원을 지원했다. 삼부토건은 호텔 매각으로 75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2013년 매각이 무산되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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