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허니형제, 여전한 '인질 마케팅'
잘나가는 허니형제, 여전한 '인질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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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구변경기자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직장인 최 모(28)씨는 동네 소규모 마트를 방문했다가 행방이 묘연했던 '허니버터칩'을 발견했다. 하지만 허니버터칩은 단독으로 진열돼 있지 않고 다른 제품과 묶여 팔리고 있어 선뜻 구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편의점 위드미를 방문한 대학생 이 모(22)씨와 김 모(21)씨는 과자진열대 앞에서 허니버터칩의 동생격인 '허니통통'과 타사제품이 함께 묶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허니통통도 구하기가 힘들어요"라는 편의점 직원의 말에 묶음상품을 집어들었지만 가격을 보고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편의점가 1500원인 허니통통과 1000원인 도리토스(쿨렌치맛) 묶음 상품이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없어서 못먹는다'는 허니버터칩에 이어 '허니통통'까지 인기가 높아지면서 업체들의 인질 마케팅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과업계에 부는 '허니열풍'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업체들까지 나오고 있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열풍의 주역인 허니버터칩은 월 매출 75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허니버터칩을 포함해 허니통통, 자가비 허니마일드 등 허니시리즈의 월 매출은 2개월 연속 1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인질마케팅과 관련해 해태제과 측은 "단독으로 잘 팔리는 상품을 타사 제품과 묶어 팔 이유가 없다"며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어서 본사 차원에서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선 유통점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재량껏 행사를 진행하지 편의점 본사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며 "허니버터칩은 말할 것도 없고 허니통통도 구하기가 힘들어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결국엔 소비자의 선택이다. 유통업체 입김이 세다보니 제조업체가 나서 관여할 수도 없고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다만 인질 마케팅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일부에서는 묶어팔기가 진행되고 있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씁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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