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AA'급 회사채만 호재?
기준금리 인하, 'AA'급 회사채만 호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해 두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A급 시장은 취약업종이 다수 포진해 있어 AA급 회사채에 한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A급 참여율 호조에도 '미매각' 발생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채 등급별 참여율은 A등급이 236.5%로 여타 등급보다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하 직후 A급 시장에서 취약업종의 여부에 따라 미매각이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최초로 미매각이 발생했으며 10월엔 기관의 수요는 높았지만 일부 취약업종인 화학, 건설사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달도 나타나는 등 양극화가 지속됐다.

대한항공(A-)도 2년 만에 공모 시장에 돌아왔지만 2000억원 중 1120억원이 기관 수요를 찾지 못했으며 SK건설(A)도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3년물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반면 대기업 계열사 회사채 참여율은 호조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A급을 비롯해 그 이하의 등급 회사채는 도리어 자금조달 상황이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하락으로 파이낸싱 코스트 효과를 본 곳은 AA급 이상 기업"이라며 "A급 이하는 오히려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은행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등 자금조달 환경이 안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 기준금리 인하시 '양극화 확대' 지속

올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시 A등급 이하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외환에프앤아이(A-)와 한화케미칼(A+)은 수요예측에서 각각 350억원, 200억원 규모의 미매각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수요예측을 진행한 LG디스플레이(AA)와 현대위아(AA)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현대위아는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1600억원, LG디스플레이는 2000억원 모집에 6600억원이 몰렸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시행된다면 비우량등급이나 취약 업종에 대한 디폴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취약업종이었던 건설사가 주로 A급에 포진돼 있는 만큼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공모 회사채 규모는 2조7918억원으로 이중 A급은 1조6301억원이다.

최근 현대건설(AA-)이 수요예측을 성공리에 마무리했지만 해외수주가 많은 대형건설사 위주로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리스크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원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수요예측은 우호적이겠지만 해외 물량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며 "비우량 등급의 건설사는 국내 부동산이 살아나고 있어서 대형건설사 대비 리스크는 적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인 '사자'현상이 우위를 보이면서 펀더멘털과는 크게 관련 없이 움직이고 있는 상태인 만큼 전반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공사채가 지난해부터 순상환 기조에 돌입하면서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에 벌써부터 IB업계는 회사채 물량 담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자산팀장은 "싱글 A가 일부 못 따라 가는 경우가 있지만 AA급이 2bp 폭만 유지하고 있는 등 전체적인 스프레드는 거의 다 붙은 편"이라며 "5년물에 대해서는 과대평가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