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한 홍만표, LG전자行…SNS '시끌'
故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한 홍만표, LG전자行…SNS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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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제안 등 비난 '봇물'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LG전자가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공시하자 일부 소셜네트워크(SNS) 이용자들이 'LG전자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등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논두렁 시계' 진술을 조작해 언론에 흘린 주체가 국정원이라고 폭로한 것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25일 법무법인 에이치앤파트너스의 홍만표 대표 변호사와 최준근 전 JB금융지주 사외이사 등 2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다음달 1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홍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7기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비롯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 사건 등 대형 수사에 참여했다. 이후 2011년 퇴임해 법무법인 에이치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특히 홍 변호사는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뇌물거래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검찰 조사 한 달 후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당시 수사 지휘부가 피의사실 공표혐의로 고발을 당한 바 있다.

주총 승인 이후 LG전자의 사외이사는 홍만표 변호사, 최준근 사외이사, 주종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이창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된다. 사내이사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CFO 사장 등 2명이며, 기타 비상무이사는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이다. 이밖에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이창우·주종남 교수와 최준근 이사를 선임한다. 이사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45억원이다.

LG전자의 사외이사 선임 소식에 일부 SNS 이용자들은 '불매운동'을 언급하는 등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날 한 트위터 이용자는 "LG전자가 25일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던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고 하네요. 국민을 우습게 보는 LG전자 불매운동을 제안합니다(@jyk789)"라고 게재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인화를 이야기하던 LG전자가 의외의 선택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지난해 검찰로부터 본사 압수수색까지 당하자 회사 내부에 강력한 법조인 영입을 주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검찰은 지난 연말 조성진 H&A(홈 어플라이언스 & 에어컨 솔루션)사업본부장 사장의 삼성 세탁기 손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여의도 LG전자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조성진 사장은 삼성 세탁기 손괴 혐의로 지난 15일 기소됐다.

법조인의 전관예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검찰 고위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각종 소송이나 검찰 수사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LG전자는 세탁기 손괴 사건으로 삼성전자와 법정싸움을 앞두고 있다.   
      
한편, 범 LG가(家)에 해당하는 레드캡투어도 이날 홍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레드캡투어는 구본호씨가 이 회사의 최대주주(38%)다. 구씨는 LG그룹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정회 고문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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