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장에 조용병 사장…한동우式 조직 안정화
신한은행장에 조용병 사장…한동우式 조직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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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 =신한금융지주)

'신한사태' 무관한 인사 발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동우 회장을 필두로 하는 신한지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가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낙점했다. 신한지주의 핵심 계열사 수장직에 '신한사태'와 무관한 조 사장이 선임되면서 안정적으로 한동우 진영을 재구축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를 열고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자경위 추천에 따라 신한은행은 오는 25일 개최하는 이사회를 통해 조 사장의 행장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획·영업·글로벌 경력 인정…"내부신망 두터워"

자경위는 지난 2월초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자회사 경영승계계획에 따른 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해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서 행장이 개인사정에 따라 임기 만료 후 퇴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행장 후보를 선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는 은행에서 인사부장, 기획부장 등을 거쳤으며, 금융위기 당시에는 뉴욕지점장을 역임하면서 자금 조달 등의 핵심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임원 승진 후에도 글로벌 사업그룹과 리테일 그룹을 골고루 경험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2013년 1월부터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재임했다. 당시부터 조 사장은 신한 내부에서 "다방면에 걸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상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경위 관계자는 "조 사장의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업에 대한 통찰력과 업무 추진력,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사장은 신한사태와 무관한 인사라는 점에서 올해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라응찬 전 지주 회장의 검찰 조사로 내·외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안정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태 관련자들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여타 후보들을 선택하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재일교포 주주들이 신한사태를 우려해 관련자들의 선임을 꺼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회장이 선임 이후 경영구도의 안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만큼 최근 시끄러운 상황을 잠재우기 위해 안정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격화 속 '1등' 사수…조직안정도 과제

조 사장은 신한은행 영업추진 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는 등 '영업통'을 선호하는 신한은행장의 전통도 이었다. 최근 어려운 업황 속에서 은행 간의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은행 내부에서 신임 행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국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2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하고, 금융위 혁신성 평가에서 1위로 평가 받는 등 영업력과 공익성 측면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수장 교체를 계기로 영업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중은행과의 경쟁 심화와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인 해외 진출 및 핀테크 활성화 등의 신 성장동력 창출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대 행장들처럼 조 사장도 은행 재직 당시 영업쪽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며 "영업 일선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앞으로 경영을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연임이 예상됐던 서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자칫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조직을 다잡는 일도 우선 과제다. 한동우 회장을 도와 '신한사태'로 상처받은 은행 신인도를 회복하는 것도 조 사장이 짊어져야할 숙제다. 올해로 예정된 불법 계좌조회 의혹 등의 신한사태 관련 대법원 판결이 자칫 내부 직원들의 혼란이나 대외 신인도 하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임 행장이 조직안정 부분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새 행장의 부담이 클 것"이라며 "조 사장에 대한 한 회장의 신뢰가 큰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기투합해 조직을 잘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 약력.

1957년 6월 30일생

1981.2 고려대학교 법학학사
1984.9 신한은행 입행
1992.2 뉴욕지점 대리
2002.8 인사부장
2004.1 기획부장
2006.3 강남종합금융센터장
2007.1 뉴욕지점장
2009.2 신한은행 전무
2011.1 신한은행 부행장
2013.1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사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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