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A 단골 호반건설
[기자수첩] M&A 단골 호반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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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쌍용건설과 금호산업 M&A에 이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동부건설과 관련해서도 호반건설이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최근 양호한 주택사업 실적으로 현금 동원력이 강화되면서 자의보다는 '타의'로 잠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호반건설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3000억원에 달하고 계열사까지 합하면 동원 가능한 현금이 4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2010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어 재무 상황도 견실하다.

이 때문인지 호반건설은 최근 주요 건설사 M&A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건설 M&A가 시작될 때도 시장은 호반건설의 움직임을 주시했고 현재 진행 중인 금호산업 인수전에도 호반건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호반건설이 M&A에 실제로 참여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고, M&A 참여를 공식화하지도 않았다. 쌍용건설 매각 당시에도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지만 직접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호반건설이 한 때 금호산업 지분을 6.16%까지 높이면서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떠올랐지만 호반건설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다시 내다팔면서 인수설을 제기한 쪽만 머쓱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반건설은 이번 동부건설 매각 과정에서 또다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사실 동부건설의 경우 매각 작업을 진행할지 여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를 보유한 그룹사들의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 후보자를 찾다보니 실제 인수 가능 여부와는 무관하게 호반건설의 이름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뛰어난 자금력이 인수설에 오르내리는 배경이라는 점에서 나쁠 것 없는 구설수라는 시각도 있지만, 호반건설로서는 시장에 떠도는 루머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유무형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또 매물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퍼뜨리는 악의적 루머라면 호반건설로서는 마냥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도 어렵다.   

과거 이탈리아 출신 축구선수 마리오 발로텔리는 각종 구설수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자 경기에서 골을 넣은 다음 'Why always me?'라고 적힌 속옷을 드러내 보이는 세레모니로 눈길을 끈 바 있다.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호반건설의 '세레모니'를 목도할 날이 머지 않았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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