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카드사, 복합할부 협상 안갯속…설 이후 '고비'
현대차-카드사, 복합할부 협상 안갯속…설 이후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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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복합할부도 추가수수료 문제로 삐걱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을 놓고 현대자동차와 카드업계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출시예정이던 신(新)복합할부 상품의 추가 수수료율을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서로 떠넘기면서 상황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설연휴가 지난 직후 현대차와 복합할부 가맹점 계약 연장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 협상이 복합할부금융을 둘러싼 최대 고비로 불리는 만큼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삼성카드는 현대차와의 협상 과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신복합할부를 출시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최근 캐피탈 3사와 구두로 신복합할부 계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합할부 상품의 경우 기존 단 몇 일에 불과하던 공여기간은 최대 30일까지로 연장해 현대차의 복합할부 수수료 인하 요구 압박을 피할 근거가 생긴다.

신한카드도 지난달 15일 현대차의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계약에 대한 공문을 받고 현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상 또한 오는 15일 결론이 나게 돼 향후 삼성카드와의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고 현재 현대차와의 원만한 협상으로 복합할부를 계속해 취급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면서도 "신복합할부 상품의 경우 별도로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치 않아 언제든 출시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복합할부 출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결국 카드사들이 현대차와의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기존 복합할부에서 공여기간을 늘린 신복합할부 상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복합할부 상품 역시 출시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공여기간이 늘면서 추가되는 비용은 0.2% 수준이다. 캐피탈사들은 이 부담을 반반씩 부담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0.17%를 캐피탈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해 난항이 예상된다.

캐피탈사가 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해 얻는 마진은 0.37% 수준이다. 캐피탈사는 이 마진을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발생하는 할부에 대한 비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현행 1.9%인 복합할부 상품에서 캐피탈사가 할부에 대해 발생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0.07% 수준에 불과하다"며 "때문에 카드사의 주장처럼 0.17%를 캐피탈사가 부담하면 역마진이 나서 취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와 자동차업계는 카드사가 출시 검토 중인 신복합할부 상품이 기존 복합할부 상품과 전혀 다를 것이 없고 캐피탈사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여기간이 늘어난다는 카드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단지 정산기일이 미뤄지는 것뿐"이라며 "이 또한 대손 비용 등이 거의 들지 않는데 카드사가 일반 거래보다 높은 수수료를 챙겨 자동차업계에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차의 주장대로 정산기일이 늘더라도 그 기간에 대한 비용이 든다"며 "현대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자동차업계는 기존 복합할부 상품의 경우 캐피탈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카드사가 껴서 캐피탈사의 마진을 빼앗아 역마진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현대차는 KB국민카드와 협상에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조정해 협상했다. BC카드와는 협상을 수차례 미루면서 타협점을 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되 복합할부 취급은 중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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