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깊은' 유업계…식품·유통업계, 우유소비 촉진 동참
'시름깊은' 유업계…식품·유통업계, 우유소비 촉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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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제일제당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남아도는 원유와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식품·유통업계가 적극 나섰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원유생산량은 하루 평균 6066톤으로 전년 동기(5734톤) 대비 332톤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소비량(수출+국내 소비)은 375만6673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품·유통업계는 우유소비 촉진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거나 관련 마케팅에 발벗고 나선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대형마트업계는 우유소비 부진으로 울상인 낙농가 돕기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업계에서 신제품 출시를 제외하고 대규모로 시음행사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마트는 2주동안 전국 100여개 점포에서 우유소비를 촉진하는 시음행사를 벌였다. 또 우유제품을 점포 진열대 양 끝에 배치하는 '엔드캡' 방식을 택해 우유소비를 매출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엔드캡 진열은 다른 공간 대비 매출이 3~5배가량 높다는 게 마트 측 설명이다.

롯데마트도 열흘간 흰우유와 가공우유 등 전품목을 1만원 이상 구매하면 10% 할인을 적용해 줬다.

편의점 CU와 식품업체 CJ제일제당도 우유소비 촉진에 동참하고 나섰다. 먼저 CU는 이달동안 흰우유, 가공유, 발효유 등을 포함한 유제품 50여 가지 품목을 +1 증정하는 행사를 벌인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PB 가공유 4종에 대해 1+1 행사를 진행하고, 서울 딸기우유 등 가공유 25종, 남양 맛있는 우유 등 흰우유 3종, 동원 드링킹요구르트 딸기 등 발효유 18종에 대해 2+1 행사를 연다.

정승욱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최근 공급과잉과 소비침체로 시름이 깊어진 유업계와 낙농가를 돕기 위해 대대적인 유제품 행사를 준비했다"며 "다양한 할인 및 증정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우유의 장점을 알리고 구매를 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도 서울우유와 함께 협업 마케팅을 펼친다. 제철을 맞은 딸기를 활용해 쉐이크 형태로 만든 '초유 레시피'를 개발했다. 초유 레시피는 딸기 3알과 CJ제일제당의 '쁘띠첼 미초 청포도(또는 쁘띠첼 미초 블루베리)' 200ml, 우유 800ml를 믹서기로 갈아 만드는 방식이다.

양사는 초유 레시피를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알리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초유 시음행사를 펼치는 등 함께 우유소비 촉진에 힘을 쏟아 수요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이 전방위적 우유소비 촉진 행사에 식품·유통업계가 손을 뻗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여전히 시름이 깊은 목소리다.

유업계 관계자는 "유업체 전체적으로 행사를 하면 결국 '제 살 깎아먹기' 밖에 안된다. 예컨대 일주일에 1L를 먹던 소비자가 1.2L를 먹어주면 행사하는 의미가 있지만 음용량 자체를 하루아침에 늘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공급과잉으로 남아도는 원유를 분유로 만드는 것보다는 할인행사를 하는 편이 낫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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