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이광구式 '깜짝 인사'…계약직도 성과 보상
우리銀 이광구式 '깜짝 인사'…계약직도 성과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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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좋은 외국인직원 무기계약직 전환
모뉴엘 사기 대출 예방 직원 승진 발령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이 깜짝 인사를 통해 계약직 직원들의 성과를 직접 독려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높은 영업 성과를 기록한 외국인 계약직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모뉴엘 사태를 예방한 직원에게는 정규직 전환과 함께 부부장급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지난해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직원 및 지점에 대한 표창을 실시했다. 이날 원곡동외환송금센터 출장소장과 소속 외국인 계약직원 3명은 지난해 독보적인 영업 실적을 올린 점을 인정받아 승진 및 무기계약직 전환을 약속받았다.

이에 인도네시아 출신 멜다 야니 이브라힘 대리(39)와 중국 출신의 송계지 대리(34), 오림정 계장(28)은 지난 26일자로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출장소장인 김장원 차장(43)도 지난 24일 즉시 지점 승격과 함께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외국인이 많은 안산지역에서 특화된 금융서비스로 지난 2012년말 1000여명 수준의 고객을 2만여명으로 확대하고 수신고 또한 10억원에서 150여억원으로 늘리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원곡동외환송금센터가 취급한 송금·환전건수 8만여건, 거래금액 미화 1억2000만달러 등은 개인고객 지점 수준의 실적이다.

특히 멜다 대리, 송계지 대리, 오림정 계장 등은 이슬람국가 고객들을 위해 지점 내에 무솔라(Musholla)라는 기도공간을 마련하고, 스마트뱅킹과 자동화기기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의 도우미 역할을 자청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친 점을 인정받았다.

이와 더불어 이 행장은 지난 2012년 당시 모뉴엘 관련 대출 사기를 예방한 심사부 직원 강모씨도 직접 표창했다. 계약 직원이었던 강씨는 정규직 전환 약속과 함께 부지점장급 승진을 약속 받아 지난 25일자로 부부장 승진 발령을 받았다.

강씨는 기술평가센터의 대출 담당으로서 850억원에 달하는 모뉴엘 대출금을 심사 하던 중 재무제표 상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한 뒤, 의견 충돌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회수해 피해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매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우수 직원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기는 했으나 외국인 직원이나 계약직에 대해 행장이 직접 나서 격려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말 취임 당시 "성과가 있는 곳에 반드시 보상이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은행장이기에 앞서 우리 가족의 맏형으로서 외부전문가를 통한 제도 관행 개선 등 성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이 행장의 포부와 일맥 상통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 초기 정기 인사와 별도로 계약직, 경력직에 대한 성과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한일은행-상업은행 출신의 조직 분열을 경계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던 기존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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