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상승 탓…올해 9.2조 수주·매출 9.2조 목표"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대림산업이 지난해 27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해외 석유부문과 국내 주택사업 호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한데에는 해외 저마진 사업장들이 준공을 앞두고 원가율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2일 대림산업은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으로 2014년도 실적이 매출 9조2961억원, 영업손실 2703억원, 당기순손실 441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2014년도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2조5563억원, 영업손실 2227억원, 당기순손실 3585억원을 기록했다.
대림산업 측은 손실의 원인으로 지난해 4분기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4곳과 쿠웨이트 현장 1곳에서 발생한 약 4000억원의 추가비용을 꼽았다. 합성고무 생산플랜트, 라빅Ⅱ 석유화학플랜트, 사다라 석유화학 플랜트 등 사우디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지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하도급업체 생산성 저하에 따른 공기 지연, 공기 준수를 위한 돌관공사 비용 등이 상승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저마진 사업장은 대개 준공 시점에 이르러 확정된 손실을 대거 반영해 원가율을 확정한다. 공기지연이나 하도급업체 도산 등 사업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확한 원가비용을 추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림산업 측은 이 같은 저마진 사업장이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비용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 현장은 연내 대부분 준공될 예정이라 추가 비용 상승은 제한적"이라며 "준공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이번에 모두 반영한 만큼 올해 안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자국민 의무고용을 강화하는 사우디 정부의 '현지화 정책'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정책으로 숙련된 현지 인력은 부족한데도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면서 생산성은 40% 이상 떨어지고 하자 발생은 늘었다는 것이다.
한편 해외건설 부문의 실적 악화에도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2% 증가한 190억원을 달성했으며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부동산시장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6조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수주고를 올렸다.
대림산업의 재무건전성은 부실한 실적과 달리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37.2%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말 보유현금은 1조4154억원, 순차입금은 4984억원에 불과해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연간 목표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9조2000억원어치 일감을 수주하고 매출액 9조2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