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원' 신고리 5·6호기 수주전, 3파전 압축
'1.4조원' 신고리 5·6호기 수주전, 3파전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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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3~6호기 완공 조감도 (자료=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올해 공공공사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수주전이 예상대로 대형건설사 컨소시엄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최고가치낙찰제' 적용으로 사업성이 개선돼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은 가운데 업계 관측대로 국내 최대 원전건설사인 현대건설과 손을 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수주를 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신고리 5·6호기 주설비공사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3개 컨소시엄이 각각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고리 5·6호기는 주설비 공사 금액이 총 1조4000억원에 달해 올해 발주·계약될 공공공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업계 관심이 상당하다.

대표사의 시공 지분이 8000억원에 달해 웬만한 대형건설사의 연간 공공공사 수주액을 웃도는 규모인데다가 '최저가낙찰제'가 아닌 '최고가치낙찰제'가 적용돼 가격 비중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대우건설은 현대건설, 미실적사인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PQ를 신청했다. 지분은 대우건설이 51%, 현대건설 39%, 포스코건설은 10%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을 파트너로 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원전건설사인데다가 신고리 5·6호기에 적용될 원자로 'APR1400'에 대한 설계와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 수주실적 1위의 현대건설은 바로 직전 사업인 신울진 1·2호기를 컨소시엄 대표사 자격으로 수주할 때 입찰 조건에 '후속 국내 원전에 연속 대표사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조항에 따라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이번 신고리 5·6호기는 컨소시엄당 3개사가 참여하며 원전 시공자격은 있으나 실적이 없는 미실적사 한 곳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두산중공업, 미실적사인 한화건설과 51%, 39%, 10%의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대림산업은 SK건설, 경남기업(미실적사)과 컨소시엄을 구성 PQ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 업체는 원전 수주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6월로 예정된 본입찰 설계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한수원은 이달 30일 현장설명회를 거친 뒤 6월1일 입찰서와 기술제안서를 제출받아 낙찰자를 선정, 연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신고리 5·6호기는 기존 원자력 프로젝트들과 달리 처음으로 '최저가낙찰제'가 아닌 '최고가치낙찰제'로 입찰이 진행된다. 한수원은 입찰공고문에서도 기술력이 전체 가중치의 80%(가격 20%)를 적용, 역대 기술형입찰 가운데 최고치를 적용했다.

종전에는 공사대금을 낮게 써낸 업체가 낙찰에 절대 유리했으나 이번에는 안전성 강화를 위해 이른바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을 적용, 가격보다는 기술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부와 한수원에서 저가투찰을 막기 위해 기술제안으로 입찰방식을 전환한 만큼 이번에는 기술점수가 당락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업체간 기술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전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지만 '최고가치낙찰제' 도입으로 시공 품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의 원전 시공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누가 되도 이상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원전 실적사인 동아건설과 짝을 이뤄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GS건설은 동아건설의 입찰참가 자격제한으로 이번 입찰에 참가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건설은 지난해 경인아라뱃길 담합과 관련, 수자원공사로부터 부정당업자 제재(6개월)을 받아 내달 말까지 공공공사 입찰에 참가하지 못한다.

현재 원전 실적을 보유한 국내건설사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GS건설, SK건설, 동아건설 등 총 8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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