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담배의 '가격 공습'…KT&G 안방 뺏기나?
외산담배의 '가격 공습'…KT&G 안방 뺏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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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대 담배 등장…"KT&G 점유율 하락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국내 담배시장의 '안방마님' KT&G가 위기를 맞았다. 새해 들어 정부의 담배가격 2000원 인상 정책에도 불구하고 외산 담배업체들이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면서 KT&G의 입지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것. 지난 수년 간 유지해온 점유율 1위자리마저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BAT 코리아·JTI 코리아 등은 새해 들어 가격인하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새해 정부의 2000원 가격인상 정책을 계기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지난 2011년에도 BAT와 JTI가 가격인상을 단행해 점유율 순위가 뒤바뀐 바 있다. 당시 2500원에서 200원 가격을 올린 BAT는 필립모리스에 업계 2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이에 따라 국내 담배시장 순위는 독보적인 1위 KT&G를 필두로, 업계 2위로 올라선 한국필립모리스, BAT, JTI 순으로 재편됐다.

하지만 올해에는 BAT가 파격적인 가격인하 행보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BAT는 15일부터 '보그' 가격을 2700원에서 800원 올린 3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2000원 가격인상 정책을 감안하면 사실상 1000원이나 인하한 셈으로 '팔수록 손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앞서 한국필립모리스도 말보로·팔리아멘트의 가격을 종전 4700원에서 200원 인하한 4500원으로 변경했다. 지난 9일 가격 인상 신고를 가장 늦게 마친 JTI 코리아도 1800원 올린 4500원에 최종 판매가격을 고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KT&G는 요지부동이다. KT&G 관계자는 "BAT가 언제까지 3500원에 판매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편의점에서 담배 매출이 급감하는 등 현재 시장상황이 정상적이지 않아서 가격조정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담배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익성보다는 판매량 방어에 초점을 두고 시장점유율에 집중하는 경쟁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해석된다"며 "KT&G는 2011년 4월 이후 BAT, JTI, 필립모리스가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누려왔던 점유율 상승 수혜를 상실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로 KT&G의 점유율은 시장개방 이후 2010년 58.5%까지 줄곧 하락하다가 경쟁 브랜드의 가격 인상 이후 상승 반전해 최근 약 62%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가격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이번에는 반대로 KT&G쪽이 영향을 받아 점유율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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