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티볼리'의 성공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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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사진 오른쪽)이 티볼리를 보고 있다. (사진 = 송윤주기자)

마힌드라 회장 방한…관심 집중
쌍용차 & 해고노동자들의 '미래'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에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해 한 해동안 수십여대에 이르는 신차가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최근 출시된 쌍용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는 유독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정관계 인사까지 응원군을 자청했고,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도 출시일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회사의 명운이 걸렸다는 쌍용차의 절실함까지 더해져 '꼬마 장군' 티볼리의 두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였다.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쌍용차 티볼리 출시 행사에는 쌍용차 관계자와 국내 기자들 뿐 아니라 국내외 딜러, 외신 기자까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쌍용차가 4년만에 내놓는 신차인 데다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등 여러 의미가 티볼리에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티볼리의 실물을 본 기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디자인과 실내 마감재 등 가격에 비해 상품성이 훌륭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7대의 전시 차량마다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빼곡했고, 마힌드라 회장과 함께 자연스레 티볼리도 외신의 조명을 받았다.

고객 초청으로 열린 저녁 행사에는 마힌드라 회장, 이유일 쌍용차 사장,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을 포함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공재광 평택시장, 원유철 의원 등 다수의 정관계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윤상직 장관은 "티볼리는 189개 부품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의 차'"라고 강조하며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관세 철폐와 자동차 구조 고도화 등으로 티볼리와 같은 국산차의 원활한 수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공장이 위치한 평택시의 공재광 시장은 티볼리를 관용차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 시장은 "경기도의 31개 시군이 연합해 티볼리를 관용차로 구입하자는 건의를 하고 오는 길"이라며 "티볼리를 타고 전국을 순회하며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13일 저녁 티볼리 출시 기념 행사에서 사진 왼쪽부터 원유철 의원, 이유일 사장, 마힌드라 회장, 윤상직 장관이 티볼리의 본네트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송윤주기자)

이날 참석한 관계자들은 트렁크와 본네트까지 열어보며 티볼리를 꼼꼼히 살폈다. 윤상직 장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SUV으로서의 정체성이 느껴진다. (티볼리는) 잘 될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티볼리의 탄생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앞서 이날 아침 행사장 앞에서는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마힌드라 회장과의 면담과 해고자 전원복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겨울 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바닥에 놓인 해고 노동자들의 신발 26켤레는 티볼리가 가야하는 가시밭길을 연상케 했다.

이날 마힌드라 회장은 해고자 복직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일자리를 상실한 해고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현직 근로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쌍용차 경영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에는 평택 공장을 찾은 마힌드라 회장과 해고 노동자와 20분간의 만남이 이뤄졌다. 앞서 해고 노동자들은 마힌드라 회장이 방한한다는 소식에 수차례 그의 SNS로 대화을 시도했던 터다. 해고자 복직을 응원하는 가수 이효리도 마힌드라 회장의 SNS에 메세지를 보냈다.

▲ 14일 쌍용차 평택 공장의 접견실에서 만난 마힌드라 회장(왼쪽)과 이유일 사장(가운데)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사진 =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이날 마힌드라 회장은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에게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2998년 퇴직했던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큰 진전은 없었지만 굴뚝 농성 30여일 만에 노사가 한 자리에서 대화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김 지부장은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과 이유일 사장, 김득중 지부장 등 노사는 이날 한 목소리로 티볼리의 성공을 염원했다. 연산 24만대 규모의 평택 공장은 지난해 약 14만여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생산량이 20만대로 올라서면 해고자 복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이유일 사장이 밝힌 점을 감안하면 티볼리의 몫은 약 4~5만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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