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땡큐!"…국내 증권사 4분기 성적표 '양호'
"IPO 땡큐!"…국내 증권사 4분기 성적표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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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ELS 설정액 증가도 한 몫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등 대규모 IPO(기업공개)가 잇따르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지난 4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형주의 신규상장은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저금리 기조로 인한 ELS(주가연계증권) 설정액이 증가한 것도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 IB부문 이익증가…채권평가이익은 감소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DB대우·우리투자·삼성·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증권 등 국내 6개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358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5299억원)보다 32.4%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290억원)보다 1135.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등 대형 IPO가 몰려 있어 증권사들의 IB부문 이익이 증가됐다는 분석이다. 또 이들 신규 상장 대형주의 영향으로 거래가 크게 증가해 외국인과 개인의 회전율도 크게 상승하는 등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 4분기 회전율은 전 분기 대비 7.3%포인트 상승한 121.8%(연 환산)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일평균거래대금 역시 6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외국인과 개인의 회전율도 크게 증가했다. 먼저 외국인의 3분기 대비 4분기 회전율을 살펴보면, 48.6%에서 53.3%로 4.7%포인트, 개인은 138.6%에서 145.8%로 7.3%포인트가 올랐다. 기관의 경우에는 40.1%에서 40.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또 최근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일반법인의 수요도 증가해 ELS의 설정액이 늘어났다. 실제 4분기에 설정된 ELS는 24조41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4% 증가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종목형 ELS은 '녹인'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지수형 ELS 판매가 크게 증가했으며, DLS 경우에는 상품가격 급락으로 전 분기 대비로는 설정액이 감소했다"며 "저금리 영향으로 ELS의 발행은 당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관리 부문도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의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 잔고는 11월 32조157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98% 증가했으며, 리테일 판매 잔고는 18조6224억원으로 0.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채권형 수익증권 판매 잔고는 11월 49조5817억원으로 8.7% 증가했다. 또 4분기 주가연계증권(ELS)의 설정액도 전 분기대비 19.4% 늘어 24조41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증권사들의 수익 개선을 이끌었던 채권평가이익은 전 분기 대비 악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는 4분기에도 시중금리가 하락하며 채권평가이익이 발생했지만 3분기 대비 금리 하락 폭이 적은 데다 변동성이 컸으며, 또 판매한 종목형 ELS의 배당락이 발생함과 동시에 지난해 말 코스피 하락으로 ELS 조기상환이 3분기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증권사별 실적차별화…올해 실적전망 "글쎄"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경쟁사 대비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먼저 대우증권은 거래대금 증가 등 우호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에 인건비로 환입된 퇴직금 누진제 관련 비용 약 834억원이 4분기에 비용 처리됨에 따라 순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삼성증권은 경쟁사 대비 종목형 ELS 판매 잔고가 많아 ELS 배당락 규모가 약 80억원이나 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IPO에 인수단으로 참여하며 급증한 IB관련 수익을 통해 일정부분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에스디에스 IPO 관련 수수료로는 한국투자증권에도 31억원의 수익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NH농협증권과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의 경우에는 합병 관련 평가손익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ELS 조기 상환에 따른 이익 및 채권평가이익은 3분기 대비 감소하겠지만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확대되는 등 자산관리 부분에서 견조한 이익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권사 실적에 대해 정부의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방안'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부터 선택적으로 시행되는 NCR 비율 제도 개선은 대형 증권사의 수익원 다양화 및 영업기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과 보험에 비해 정부 규제의 방향성이 완화되거나 개선추세를 보이는 점은 증권업종에 주목할 만한 투자 포인트"라며 "또 당분간 저금리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아 상품운용 부문에서의 이익안정성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11월 발표된 주식시장 발전 방향에 거래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파생상품 양도세 도입(2016년), 예탁금 3000만원으로 증가, 금융투자협회 사전교육 30시간, 거래소가 제공하는 모의거래 50시간 참여시 투자자격 획득 등 개인들의 파생상품 진입 장벽 확대 등으로 파생상품시장 위축을 감안할 때 회전율의 구조적 상승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회전율 상승의 원인은 삼성에스디에스나 제일모직과 같은 대형 IPO 영향으로 판단되는데, 이번과 같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대형 IPO가 계속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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