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계, 루블화 충격완화 '분주'…국내업체는?
글로벌 車업계, 루블화 충격완화 '분주'…국내업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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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르노, 투트랙 전략…현대·기아차 '느긋'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러시아 루블화 가치의 급락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판매를 중단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차량 가격을 인상하는가 하면, 러시아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블화의 폭락에 따라 닛산은 일부 모델의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추후 루블화 환율 하락세에 따라 차값을 올릴 예정이다. 대신 수익성 방어를 위해 러시아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엔저 특혜를 활용해 일본 생산품을 러시아로 들여오는 전략도 세웠다.

닛산과 르노의 동맹체인 닛산-르노 얼라이언스는 지난 2012년 러시아 국영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브토바즈의 74.5%를 취득해 러시아 자동차업계의 큰 손으로 꼽힌다. 현재 점유율은 33~35%로 2016년까지 40%로 늘릴 것을 목표로 두고 있으나, 최근 루블화 쇼크 등의 악재로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닛산은 러시아 현지 생산 비중을 2016년까지 기존 70%에서 90%로 끌어올려 환율 쇼크를 완화할 계획이다. 또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에서는 내년부터 러시아 수출용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여타 글로벌 자동차업체도 루블화 폭락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독일 아우디, 인도 재규어랜드로버는 러시아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아우디는 러시아 현지 칼루가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아우디의 모기업인 폭스바겐은 칼루가 공장 생산을 줄이고 직원 감축까지 단행했다.

더불어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은 등 일부 브랜드는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이미 차량 가격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역시 새로운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가격인상 전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러시아의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 차값을 올렸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올 수 있는 데다 현재의 사재기 열풍이 사라지고 나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소비행태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를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당장 판매를 중단하거나 차량 가격을 올리는 등 즉각적인 처방은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8% 늘어난 3만6832대를 판매하는 등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현지 생산 차종 판매로 환율 영향을 최소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에서는 현대차 소형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등 현지 전략 차종이 연간 20만대 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판매가 안정적으로 늘고 있어 큰 변화 없이 판매망을 재정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러시아에 공장이 없는 쌍용차의 경우 수출에 직격타를 받고 있다.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러시아로 선적하는 쌍용차의 올해 수출량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 외에도 남미, 방글라데시 등 판매국을 늘리는 수출 다변화로 러시아에서의 타격을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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