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새 주인에 두바이투자청 '유력'
쌍용건설 새 주인에 두바이투자청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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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3곳 중 최고가 제시…채권단 동의 '변수'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쌍용건설의 새 주인에 두바이투자청(ICD)이 유력시되고 있다.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쌍용건설의 M&A와 관련, 두바이투자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이 전날 실시한 쌍용건설 매각 본입찰에는 두바이투자청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 철스크랩 가공업체인 상장사 스틸앤리소시즈 등 3곳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두바이투자청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SM그룹보다 수백억원 높은 가격을 써냈으며 스틸앤리소시즈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적어냈다"라고 말했다.

아부다비국부펀드에 이어 2대 국부펀드로 알려진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이 1600억달러에 달하며 이 같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번 쌍용건설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수장은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다.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데에는 앞으로 두바이에서 상당한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두바이는 2020년 엑스포까지 대규모 건축공사가 예정돼 있다. 두바이는 엑스포 준비를 위해 84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며 27억달러 이상을 투자, 신규 쇼핑몰 등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투자청 입장에서는 이처럼 다수의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해외건축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쌍용건설이 매력적인 카드인 셈이다.

올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건축과 리모델링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앞서 두바이 3개 호텔로 꼽히는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에미리트타워호텔을 시공해 현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월 두바이투자청이 한국수출입은행과 공동투자를 위한 MOU을 체결하는 등 국내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는 점도 쌍용건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자체 발주공사가 많은 만큼 해외건축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쌍용건설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변수는 채권단 동의다. 내달 열릴 쌍용건설 관계인집회에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동의해야 본계약이 가능하다. 쌍용건설의 청산가치는 3000억원대로 이번 입찰에서 모든 후보들이 2000억원 미만의 인수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다시 얻어 회생계획안을 변경해야 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쌍용건설 채권단과 두바이투자청 간 해외보증, 소송 등의 자산처리문제에 대해 이견이 큰 상태"라며 "본계약이 지연되거나 중간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독일 엔지니어링업체 M+W그룹과의 인수협상이 결렬됐던 적도 있는 만큼 외국계 자본과의 인수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쌍용건설 측도 이번에는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바이투자청은 한 달 정도 쌍용건설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2월께 본계약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07년부터 일곱 차례 채권단 주도로 매각을 시도한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법원 주도로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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