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에도 휘발유값 '찔끔 인하'…왜?
국제유가 급락에도 휘발유값 '찔끔 인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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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정부 세금에 발목"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국내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하락폭은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월물 인도분 두바이유 현물은 전일보다 0.94달러 하락한 55. 56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27일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이후 두바이유 가격은 75달러선에서 3주만에 55달러선으로 20달러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석유제품도 보통 휘발유는 85.33달러에서 20.57달러 떨어진 64.76달러로, 경유는 91.43달러에서 72.44달러로 18.99달러 낮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2주간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을 ℓ당 100원 이상 내렸다.

하지만 국내 주유소 석유제품 가격은 60원가량 낮아진 수준에 그쳤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보통 휘발유는 1713.51원에서 1651.12원으로 62.39원 내렸으며 경유 1518.64원에서 1460.22원으로 58.42원 인하했다.

이처럼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제품 하락폭이 미미한 것은 세금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주 휘발유 판매가 1685.7원 가운데 세금이 약 900원으로 53.3%를 차지했다. 보통휘발유의 유류세는 △교통세(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로 구성된다.

원유가격·관세·정제비용·이윤 등을 더한 정유사의 세전 가격은 649.9원(38.6%), 유통비용과 주유소 이윤이 136.6원(8.1%)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의 변동 있을 때마다 '유류세 인하'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세수가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인하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두바이유가 40달러 미만으로 내려가도 국내 휘발유 가격은 1300원대 밑으로 내려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두바이유 가격이 월평균 58달러였던 2009년 5월 국내 휘발유 가격은 1542원, 월평균 40달러였던 2008년 12월에는 1328원이었다.

정유사 관계자는 "휘발유 값을 내려도 세금에 발목이 묶여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긴 힘들다"며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국내 휘발유 평균가도 1500원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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