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유쾌하지만 불편한"…LG '아카(AKA)' 직접 써보니
[체험기] "유쾌하지만 불편한"…LG '아카(AKA)' 직접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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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의 세부 사양과 디자인(자료=LG전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LG전자가 왜?"

LG전자의 '아카(AKA)'를 처음 접했을 때 반응이다. 그만큼 아카는 콘셉트와 디자인 등 여러 부분에서 선뜻 이해하기 힘든 제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아카를 일주일 동안 사용한 소감은 '만족'에 가까웠다. 체험 기간 동안 LG전자가 강조한 '마스크(전면케이스)'와 페르소나는 제외하고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할 기능들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금토 드라마 '미생'의 명대사에 빗대어 아카를 표현하자면 '튀려고 애는 쓰지만 자연스럽고, 성능도 무리는 없다' 정도로 표현할만 하다.

◇"'눈(페르소나)' 기능은?"

아카는 LG전자의 야심작이라기보다 실험적 상품으로 통한다. 제품은 흰색, 노란색, 네이비, 핑크 총 4가지 색상으로 각각 다른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 이들은 각각 우키(흰색), 에기(노란색), 소울(네이비), 요요(핑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사용자가 노란색 케이스(에기)를 사용하다가 네이비 케이스로 교체하면 제품의 페르소나도 바뀐다.

사용자가 케이스를 내리거나 이어폰을 꽂으면 눈의 표정이 달라진다.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떼면 다른 표정을 짓기도 한다. 아카의 상징인 눈의 기능은 이같은 '재미' 요소가 전부다. 제품을 켜고 끌 때 "워우", "뚜우", "후워" 등 다양한 소리를 내긴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사실 마스크(케이스)도 불편한 아이템이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에 답장을 하려면 마스크를 벗겨서 뒷면에 끼워야 하는데 상당히 번거롭다. 우키, 에기, 소울, 요요의 표정 변화를 즐기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할지 의문이다. 마스크 없이 단순한 스마트폰으로 쓰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란 생각마저 든다.

▲ 아카를 충전할 때면 '눈'이 나타난다. 제품의 전체적인 테마와 폰트 등은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다듬어진 상태다.(사진=박지은기자)

◇단순한 사용자경험(UX) '눈길'

'눈'과 '마스크'를 벗은 아카는 무난한 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제품의 세부 사양은 △5인치 HD(1280x720) 화면 △1.2기가헤르츠(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전면: 210만 화소) △2610mAh 배터리 △16기가바이트(GB) 내장공간 △1.5GB 램 △안드로이드 4.4 킷캣 등이다.

전혀 특별하지 않은 사양에 캐릭터로 '위트'를 더한 제품이라 하겠다. 제품 첫 화면엔 우키, 에기, 소울, 요요의 공간이 위젯으로 마련돼 있다. 이 위젯을 통해 게임, 아카 스페이스, 스냅슛(아카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아카에 탑재된 테마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폰트(글씨체)와 어플리케이션 아이콘들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기존 G3와 변종 모델들에 탑재된 사용자경험(UX)에서 한 걸음 나아간 분위기다. 어플리케이션과 환경설정 과정 등이 정리돼 한결 편리해졌다.

LG전자가 G3부터 채용해온 프리미엄 UX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 오타율을 낮춰주는 '스마트키보드'와 화면을 톡톡 두드려 잠금 모드를 해제하는 '노크코드'는 계속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기능이었다.

물론 삼성전자의 '밀크'처럼 LG만의 콘텐츠가 부족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등 삼성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음악 라디오서비스 밀크 앱을 운영하고 있다. 아카를 사용하면서 LG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은 만족스러웠지만, 음악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딱히 손꼽을 수 없었다.

▲ 와이파이(Wifi) 모드 설정 후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사진=박지은기자)

◇ 발열문제 해소 100점…카메라는 70점?

아카는 발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100점에 가깝다. 와이파이(Wifi)모드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를 2시간 정도 사용해도 손끝에 감도는 온도는 '평온'한 수준이었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 영상을 연달아 보거나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때도 발열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2시간 정도 사용하면 디스플레이 전면부를 중심으로 발열 현상이 발생하지만 아카는 전력효율 관리가 잘 갖춰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오랜 시간 사용할 때면 보급형다운 '버벅임'이 종종 발생했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카메라 성능은 전작 'G3' 등과 비교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후면카메라 8MP, 전면카메라 2.1MP로 딱 2년 전에 출시됐던 스마트폰들과 비슷하다.

실내와 실외에서 두루 촬영해본 결과, 빛의 양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컸다. 실외에서 빛을 충분히 받으며 촬영한 사진은 제법 깔끔했지만, 실내에선 정반대였다. 흐릿하고 뭉그러진 피사체는 마치 수채화를 연상케 했다.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지만 빠르게 초점을 잡아 촬영엔 어려움이 없었다.

전면카메라는 피부의 잡티를 가려주는 '뷰티모드'가 자동으로 구동됐다. G3 만큼은 아니더라도 편리한 기능인 셈이다. 다만 빛의 세기에 따라 화면의 뽀얀 강도가 조절되진 않았다.

▲ 아카로 야외에서 촬영해본 결과, 빛이 충분한 공간에선 제법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사진은 서울 잠실에 있는 제2롯데월드몰 근처에서 촬영한 풍경이다.(사진=박지은기자)

◇5만원대 요금제 선택하면 17~20만원대

SK텔레콤은 최근 아카의 출고가를 39만9300원으로 내리고 보조금은 최대 30만원까지 올렸다. SK텔레콤에서 'LTE T끼리 55' 요금제를 선택, 24개월 약정할인을 받으면 판매가는 21만6300원이다. 여기에 각 대리점에서 지급하는 추가 보조금이 더해지면 실구매 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KT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아카를 판매하고 있다. KT에서 순 완전무한 51 요금제에 가입하면 아카를 17만53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물론 각 대리점에서 지급하는 추가 보조금은 더해지지 않은 가격이다.

아직 아카의 출고가를 내리지 않은 LG유플러스의 경우, LTE 망내 52 요금제를 선택하면 36만1250원에 아카를 판매한다. 다만 실구매가 30만원대 제품 가운데 아카가 얼마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팬택 등 주요 제조사들은 중상 스펙인 제품을 30만원대에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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