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 이수창號 출범…업계 '기대반 우려반'
생보협회 이수창號 출범…업계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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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언시로 업계 분열 책임" vs "민간출신 협회장 기대"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신임 생명보험협회장에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이 선임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형 보험사 출신'이라는 이력 탓에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입성을 두고 대형사 위주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같은 평가가 나오는 주된 이유는 이 신임 협회장이 과거 삼성생명을 경영할 당시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해 업계를 분열시켰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미 대형사(삼성·한화·교보) 중심의 업계 구도에서 리니언시 제도로 혜택을 받은 대형사 수장이 신임 협회장으로 선임되는 데 대해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

앞서 공정위는 삼성, 한화, 교보 등 16개 생보사들이 2001~2006년 개인보험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에 관한 정보교환과 이율담합을 했다고 판단하고, 이들 보험사에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12개 생보사가 총 365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삼성생명은 리니언시(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를 이용해 1578억원의 과징금을 감면받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삼성생명의 자진신고 과정에서 이 협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통상 리니언시 제도가 적용되려면 조사 이전 또는 조사단계에서 자진신고가 행해져야한다. 이 신임 협회장이 삼성생명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2006년4월~2011년6월)가 공정위의 담합조사 시기(2007~2011년)와 일치한다.

당시 과징금을 부과받은 생보사들은 소송을 제기한 끝에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대형사인 삼성생명이 중·소형사에 과징금을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중소형 보험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이 신임 협회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사 CEO만큼 업계를 잘 아는 사람도 없다"며 "중·소형사에서 용기 있게 나온 후보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10년 만에 선임된 민간출신 협회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삼성생명 재직 당시에도 상장 등 높은 성과를 올렸던 만큼 정부와 업계를 연결하는 협회장으로서 역할도 잘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임 협회장은 1973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제일제당과 삼성중공업을 거쳤다. 1993년 삼성생명 상무이사로 보험업계에 다시 돌아온 그는 2001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6년 4월부터~2011년 6월까지 삼성생명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한편, 생보협회는 지난 4일,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이 신임 협회장을 선임했다. 이 신임 협회장은 앞서 있었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추대돼 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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