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허니버터칩, 자취 감춘 '진짜 이유'?
[현장클릭] 허니버터칩, 자취 감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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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해태제과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 직장인 고(34‧남)모 씨는 퇴근 길 집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요즘 인기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허니버터칩'을 사기 위해서였다. 편의점주는 "모두 판매돼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고 씨가 "다 알고 왔다"고 말하자 계산대 밑에서 허니버터칩 한봉지를 꺼내 건냈다. 편의점주는 "작은 것도 이게 마지막이야. 이것도 원래 다른 사람거야"라고 말했다.

최근 없어서 못 먹는다는 인기 감자스낵 '허니버터칩'을 둘러싸고 각종 루머가 쏟아지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허니버터칩을 숨겨서 판매하고 있는 것 아니냐', '허니버터칩을 먹으려면 예약을 해야할 정도'라는 등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제조사 측에서 공급하는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제조사인 해태제과는 생산 캐파(capa)를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5일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은 현재 강원도 원주 문막공장에서만 한 달에 60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으며 3교대 24시간 생산 체계로 라인을 풀가동 하고 있다. 천안과 광주, 대구 등에도 공장이 있지만 이 곳에는 허니버터칩 생산시설 자체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해태 측이 한 달에 생산하고 있는 60억원 어치는 제과업계 감자스낵 1위 오리온의 '포카칩'의 월 생산캐파(70억원)와 맞먹는다. 이렇듯 업계 1위제품과 비슷한 생산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허니버터칩은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구경조차 힘든 과자다.

실제 대형마트에는 매일 점포 오픈 전인 아침 10시에 입고되는 게 일반적인데(점포마다 상이), 이마트의 경우 매일 오전 10시 3~5박스(1박스 10봉지)가 점포로 배송되기 무섭게 물건이 품절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발주를 해도 안 들어오는 경우가 태반이고, 점포에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타사 과자는 종종 제품을 챙겨놔 달라고 예약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허니버터칩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허니버터칩 구경이 더 힘들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입고된다. 그나마 CU는 이틀에 한 번씩 오후 시간대에 들어오지만 이것도 물량 확보가 됐을 때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니스톱은 10일에 한 번, 즉 한 달에 세 번 정도 입고되는 상황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제조사 측에서 받는 물량이 워낙 소량이다 보니 전 점포에 배송할 수 있는 물량을 모아뒀다가 발주를 열어주는 식"이라며 "발주를 열면 전 점포에서 발주를 다 하기 때문에 점포당 1박스씩 밖에 배송을 못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품절이 잦은 상황이다 보니 숨겨서 팔고 있다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는데, 사실 본사 직원들도 먹기 힘든 과자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과업계는 허니버터칩의 무서운 인기에 이와 유사한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지만 롯데제과나 농심 등은 "아직은 출시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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