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법' 강화에 10억 이상 고액예금 이탈
'금융실명제법' 강화에 10억 이상 고액예금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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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금융실명제 강화를 앞두고 은행 고액 예금이 금·은, 미술품, 현금, 비과세 보험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10억원 이상의 은행권 고액 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하나은행 고액 예금(10억원 이상) 총액은 지난 4월 말 7조6000억원에서 10월 말 7조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 우리은행의 고액 예금 총액도 4월 말 4조7000억원에서 10월 말 4조2000여억원으로 4000억원 줄었으며, 특히 9월과 10월에는 각각 1000억원이 넘는 돈이 고액 예금에서 빠져나갔다. 신한은행의 고액 예금도 5조2000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지난 10월 말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562조원으로 4월 말 555조2000억원에 비해 6조8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일반 고객들은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 정기 예금에 의존하는 데 비해, 자산가들은 뭉칫돈을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자 고객 비중이 1~3위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고액 예금 감소는 오는 29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금융실명제법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정된 금융실명제는 차명 금융계좌가 전면 금지되며,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등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차명계좌나 가족 간 분산 계좌를 줄이려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세테크' 품목인 금, 은 등의 판매는 고액 예금과 달리 확연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1㎏당 5000만원 가량인 골드바는 지난 1월 68㎏에서 지난달 132㎏까지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4월 59㎏였던 판매량이 5월 94㎏으로 늘어나는 등 금융실명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5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실버바 판매도 지난 4월 470㎏에서 5월 740㎏으로 늘었으며, 지난달에는 980㎏의 판매를 기록했다.

비과세 보험도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생명보험사의 비과세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와 일시납 연금은 8월 2651억원, 9월 2823억원, 10월 3526억원으로 하반기 들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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