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 절대강자' 동원, 연어캔으로 '굴욕'
'참치캔 절대강자' 동원, 연어캔으로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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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 "고급화+일반 투트랙 전략"
업계 "프리미엄 전략 사실상 실패한 것"

▲ 작년 9월 출시된 '동원연어' 4종 (사진=동원F&B)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최근 연어캔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참치캔의 절대강자'로 불리는 동원F&B가 연어캔으로 굴욕을 맛 봤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로 나선 동원F&B가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되려 무리수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작년 9월 칠레산 고급연어를 통조림화 한 '동원연어' 4종(오리지날·칠리·S·샐러드)을 출시했다. 가격은 오리지날과 칠리가 4980원, S가 4480원, 샐러드는 2500원이다.

앞서 작년 4월 연어캔 시장을 업계 최초로 개척한 CJ제일제당과 작년 8월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조해표가 선발주자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였다.

CJ와 사조는 자연산 연어를 사용한 '알래스카 연어'를 내놨으며 가격은 CJ가 4480원, 사조는 3300원으로 동원제품이 가장 고가였다.

동원은 CJ와 사조가 형성하고 있는 연어캔 시장에 고급어종으로 통하는 '코호 연어'를 사용해 차별화 하고, 3사 가운데 가격도 높게 책정해 프리미엄 전략을 편다는 계획이었다.

동원F&B 관계자는 "'고급캔'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원어 자체도 고급어종을 사용했고 가격도 프리미엄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알래스카 연어와 코호 연어는 약 1.5~2배 가량 원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중화 되지 않은 연어캔 시장에서 동원이 내놓은 프리미엄 제품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높게 책정하면 그들 입장에서는 통조림일 뿐인데 비싸게 주고 살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연어캔 시장은 CJ가 62억원, 동원이 9억원, 사조가 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CJ의 시장 선점이 독보적이었다.

이에 최근 동원은 연어 원어의 품질관리와 가공에 있어 세계 최고의 전문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실버베이 씨푸드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연어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이번에 동원은 알래스카 연어로 다시 연어캔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지 않은 동원이 알래스카 연어를 출시해 뒤늦게 CJ를 따라 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동원F&B 관계자는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자체가 올라갔다는 것은 연어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본다"며 "고급형 전략을 먼저 내세우고 이후 일반전략으로 가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CJ가 업계최초로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분명히 작용했다"며 "기존 참치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에 대해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의 니즈가 연어캔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원의 투트랙 전략이 성립한다면 프리미엄으로 내놓은 제품들이 잘 팔렸어야 하는데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며 "후발주자로 뛰어든 상황에서 고급시장은 한계가 있고 덩치를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전략이었으며 '전략수정'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꼬집었다.

한편 올해 300억원 규모가 예상되는 연어캔 시장은 얼마전 오뚜기와 손잡은 이마트가 PB제품을 내놓으며 관련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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