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 감시에 직원 참여시켜야"
"금융사 경영 감시에 직원 참여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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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지주 체제 대안 모색 토론회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제 2의 'KB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내부 견제와 감시에 직원의 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꾸려지는 현행 이사회 제도의 부작용을 직원의 개입을 통해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오전 국회 제3세미나실에서는 김기식 의원실, 전국금융산업노조, 금융경제연구소 공동주최로 '금융지주회사 지배체제 대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는 "감사인과 준법감시인제도에 의한 내부통제제도가 한계를 보인다"며 "현재의 금융지주 노사 관계는 직원의 내부경영 감시 기능이 작동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내부 직원의 개입 단계를 △CEO 선임 과정에서 직원의 동의 절차를 실질화 해 직원의 책임 강화 △내부 감사에 직원 대표 참여 △경영 참가자 등 세 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내부 구성원의 분열과 갈등에 기인한 내부 견제와 감시의 부재는 어떤 개혁조치도 효과를 얻기 어렵게 하는 기본 요인의 하나"라며 "경영 성과와 금융의 독립성에 대한 직원의 공동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CEO 선임에 대한 직원 동의 절차를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창환 한신대 교수도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회사 내부자이자 핵심적인 이해 당사자인 직원들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다.

전 교수는 "서유럽의 경우 공동결정제 등을 통해 직원의 경영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한국 사회는 그에 대한 뿌리깊은 적대감 때문에 직원 대표를 (경영 견제 과정에) 파견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협력적 노사관계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수강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외이사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지주회사 체제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며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경영의사결정에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쩌다 한번씩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며 "사외이사들도 자신의 활동을 본업 이외의 과외로 여기는 경향이 생겨 사외이사 제도도 그만큼 형식화의 길을 걷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과 정치인이 영향력을 행사한만큼 실질적인 독립성이 결여돼 있고, 한번 독립성이 결여된 사외이사가 선출되면 이들이 '이사회'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장악해 자기가 자기를 선임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또 다른 문제점은 독립이사로서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이해 조정 역할도 별로 강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가 단순히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구성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여러 이해관계자 가운데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만약 내부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간다면 그는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함으로써 회사 경영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이 무엇인지 더 빨리 가닥을 잡을 수 있다"며 "그에 따라 다른 이사들의 의사 결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도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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