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재건축 이주수요 급증…'최악 전세대란' 오나
서울·수도권 재건축 이주수요 급증…'최악 전세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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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전셋값 급등 지역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2만가구가 넘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대기하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내년 초 입주물량마저 줄어들어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예정된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소화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해 최악의 '전세대란' 우려가 나온다.

◇ 서울發 전세난, 수도권으로 '확산'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전년대비 6.97% 올랐다. 전반적으로 6.78% 오른 서울에서는 강서구(9.65%), 성동구(9.37%), 강남구(8.56%), 송파구(8.50%), 중구(8.39%), 도봉구(8.19%) 등 전 지역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 역시 각각 5.38%, 7.59% 뛰어 상승폭을 확대했다. 1년 새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톱5'에 경기 용인시 수지구(15.59%), 성남시 분당구(15.29%), 고양시 일산서구(13.26%), 안양시 동안구(13.20%), 수원시 영통구(12.17%)가 올랐을 정도다.

올 들어서도 전셋값 오름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3.31% 상승했다. 이 기간 인천과 경기에서 각각 4.16%, 3.39% 오를 동안 서울 전셋값은 2.94%로 평균을 하회했다.

전셋값 상승률 상위 지역의 면면도 달라졌다. 1월 대비 10월 전셋값 상승률이 높은 수도권 상위 5개 지역을 보면 인천 연수구·용인시 기흥구(5.16%), 남양주시(4.99%), 고양시 일산동구(4.78%), 의정부시(4.69%)가 '톱5'에 들었다. 인천 부평구(4.53%), 계양구(3.58%), 수원시 권선구(3.60%) 등 다른 구에 비해 전셋값 상승률이 밀렸던 지역도 앞으로 치고 나왔다.

◇ 내년 초 서울·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 3만9천가구
문제는 내년에 서울 강남4구를 중심으로 2만4000여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천시, 성남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도 1만5000여가구의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까지 겹칠 것으로 전망돼 가뜩이나 심각한 전·월세난이 수도권 전역으로 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서울 주변지역에서도 이주수요가 발생할 경우 전세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도 "재건축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발생하는 강남권 이주수요가 임대시장의 불안요인으로 꼽힌다"며 "내년 전셋값은 올해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천시 일대 4300가구에 이르는 저층 재건축 아파트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마쳤거나 진행 중인 것을 비롯해 성남시, 안양시, 의왕시, 하남시 등 수도권 동남부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내년 중 대거 이주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천시 원문동 S공인 관계자는 "서울에서 밀려오는 전세수요와 이주수요가 맞물리면 전셋값 상승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입주물량은 '태부족'
그나마 성남시의 경우 재개발 이주대책으로 여수지구(478가구)와 위례신도시(4352가구)에 이주순환용 주택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 물량으로는 몰리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14년 3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7987가구로, 올해 상반기보다 31.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송인호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낮은 금리,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전월세 전환율 하락 등의 여건에서 입주물량마저 줄어들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전셋값 상승세가 금리 하락 및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재건축에 따른 멸실 주택 증가 등의 원인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주시기 조정으로 전·월세시장 불안을 완화시키는 방안이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건축 이주수요가 수도권 전·월세대란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만큼 이주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집중에 따른 전세난 해소를 위해 재건축 사업 모니터링 체계 구축, 수급 상황을 고려한 이주시기 분산, 임대주택 조기 공급 및 전세·세입 임대 확보 등을 담은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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