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 사실상 '사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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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활동 지속…지배구조개선 TF 구성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배구조개선 프로젝트 추진건을 의결하는 등 적극적인 이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로 비춰지면서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는 전날 임시 이사회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사외이사 거취문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지연되는 배경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던 만큼 사외이사들이 사퇴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날 현재까지 사외이사들이 거취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사외이사진이 여전히 경영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당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사회는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을 의결하고 지배구조 전반을 재검점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의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내년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TF에는 전략기획담당상무, HR담당상무, 준법담당상무, 앞으로 선정될 외부 컨설팅업체가 참여하며, 간사는 이사회사무국장이 맡는다.

지배구조 개선안은 △최고경영자(CEO) 양성 프로그램 전면 개편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재점검 △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재점검 △계열사 대표 및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도 개선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르게 된다. 최종 결과물은 이사회 보고와 결의를 거쳐 관련 규정에 반영한 후 실행된다.

이처럼 사외이사들이 거취 표명을 거부하면서 금융당국의 LIG손보 인수 승인도 난항이 예상된다.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도 LIG손보 인수 승인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 내달로 넘어가게 된다.

당초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가 선임되면 LIG손보 인수 건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됐지만,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선임된지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KB금융은 지난달 28일까지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LIG 대주주에 지연 이자를 지급하기로 계약한 바 있어, 인수 일정이 늦어질수록 많게는 수십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말까지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LIG손보 인수 건은 백지화 될 수도 있다.

한편, KB금융은 이사회 직후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윤종규 내정자를 선임했다. 윤 내정자는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더라도 보수는 회장 급여만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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