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도 가세…도시정비사업 수주전 '가열'
대형 건설사도 가세…도시정비사업 수주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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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포스코·롯데·대림 등 사업수주에 전사적 지원
"부동산 경기호전 및 공공공사 발주량 감소 영향"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대거 확대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주택사업 침체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에도 소극적이던 업체들이 올 들어 수주시장에 적극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택가격이 일부 오름세를 보이면서 도시정비사업의 수익성이 나아진데다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 완화로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수주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올 들어 건축사업본부 산하의 임직원을 풀가동하며 사업 수주를 위해 전사적인 지원에 나섰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끼리 맞붙은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사업에도 건축사업본부 직원 150명을 파견, 수주전을 도운 결과 공사비 7874억원 규모의 대형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GS건설은 올해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2753억원), 경기 의왕시 내손다구역(2488억원), 서울 서초구 신반포6차(1999억원), 대구 중구 남산4-4지구(1128억원) 등 7개 사업장에서 총 1조9107억원의 공사를 따내며 도시정비 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물량이 가재울6구역 재개발(2100억원) 사업 1건에 불과했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사업 적자로 전반적인 수주사업이 다소 위축됐으나 올해 주택부문 수주를 확대하면서 실적도 크게 늘었다"며 "플랜트 등 해외사업 뿐만 아니라 주택분야에서도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올해 GS건설과 함께 수주 '2조 클럽' 가입이 임박했다. 수주금액이 7688억원에 이르는 경기 성남시 금광1구역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부산 수영구 망미2구역(2664억원), 경남 창원시 경화동(2648억원), 대구 남구 대명2동(1837억원) 등 재개발 사업으로만 총 1조9009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대림산업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서울 동작구 상도대림 재건축(1700억원) 사업 1건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새 경제팀의 부동산 살리기 정책으로 예년에 비해 도시정비사업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며 "올해 주택사업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 수주 인력도 일부 보강했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부산 연제구 연산2구역(1440억원) 재개발과 대구 달서구 성당보성 재건축(1247억원),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2318억원) 등 5개 사업장에서 총 9115억원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매화1단지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 등 총 2702억원 규모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도 따내 10월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총 수주액이 1조1817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 한 해 수주액 1조1720억원을 웃도는 것이다.

롯데건설도 서울 동작구 사당2구역(2177억원),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7단지(1400억원), 부산 연제구 연산6구역(2124억원) 등 8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1조2078억원 규모의 공사를 따내며 수주 1조원을 넘겼다.

롯데 측은 분양성이 양호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수주 사업소를 늘리고 사내 우수 인력을 사업 담당자로 전진 배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10월 현재까지 수주액이 지난 한 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1조1400억원)을 넘어섰다"며 "'롯데캐슬'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주택부문 수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당분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 연한 단축 등 잇따른 활성화 정책과 함께 당분간 신도시 택지공급 중단계획을 내놓으면서 건설업체들도 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로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멈춰있던 사업들이 잇따라 재추진 되는 등 수도권 인기 지역과 강남 등 요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늘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끼리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공공공사 발주량이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의 실적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입찰에 들어간 경기 화옹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 4공구(에코팜랜드) 토목공사에는 대형과 중견업체 45개사가 참여,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밖에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대형건설사들이 위험 분산 차원에서도 국내 주택사업을 다시 확대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중소 건설사들과의 공공택지 추첨 경쟁에서 불리해 사업성 있는 택지지구의 주택용지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도시정비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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