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부동산 '방긋'…전세세입자 '울상'
기준금리 인하에 부동산 '방긋'…전세세입자 '울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주택구매력 확대 기대"
전세시장의 '월세화' 가속 우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2.00%로 낮아지면서 부동산 매매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담보대출 상환 여력이 커져 주택 구매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전세물량의 월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0.25%p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8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경기 상황이 여전히 불안하다고 인식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결정으로 매매시장이 지금보다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시행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에 이어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드는 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금리 인하는 주택담보대출 인하를 유도해 주택상환 여력을 높인다"며 "이는 주택 구매력 증가로 이어져 거래량 증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춘 만큼 환율과 물가 등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시장도 지금보다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실장 역시 "추가 금리인하로 인해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전체적으로 미분양주택 소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익형부동산은 대개 시중금리와의 비교우위를 통해 투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금리변동에 가장 민감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주안 실장은 "아무래도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자금 차입을 통해 수익창출이 높은 쪽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도 있어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의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도 "은행금리보다 더 좋은 조건의 수익을 찾기 위해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텔이나 상가 매매가 증가할 것"이라며 "낮은 금리를 통해 집을 구매하려는 움직임 역시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금리인하로 예금금리가 낮아지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오피스텔과 상가 시장 등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대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에 반해 전세난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금리인하로 전세주택의 월세전환이 더 늘어날 경우 전세 세입자가 집을 구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실장은 "이번 금리인하가 전세난을 더 부채질할 수도 있다"며 "집 주인들이 월세수익을 얻기 위해 기존 전세도 월세로 전환하는 전세시장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일 팀장도 "단기적으로 전세가 매매수요로 전환할 수 있는 자극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전세난을 해결하기는 버거울 것"이라며 "매도자들은 그동안 손해를 만회하려고 집값을 높이는 성향이 있고 매수자들은 떨어진 가격대를 고수하다보니 가격차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위원 역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 전셋집 공급물량이 달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특히 소형주택은 아예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이번 금리 인하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건설업계는 기준금리 인하에 반색하고 있다. 청약시장에 부는 훈풍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모처럼 만의 분양 호조에 회사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까지 더해져 당분간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