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전화위복 기회 되길"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KB국민은행은 임기가 만료된 오갑수 국민은행 사외이사가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퇴임했다고 26일 밝혔다.
오 이사의 경우 1년 연임이 가능하지만,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경영진과 대립했던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 이사는 오전 열린 이사회 직후 '퇴임의 변'을 통해 "오늘 임기 만료에 따라 KB국민은행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은행경영이 안정되고 새 은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사퇴를 미뤄달라는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지지자(知止者, 멈춰야 할 때를 아는 자)의 지혜를 감히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은행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생각하면 떠나는 제 가슴은 무척 무겁고 안타깝다"면서도 "의장님을 비롯한 이사회와 임직원들이 하나가 되어 오늘의 시련을 충분히 극복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다소나마 편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이 KB금융그룹과 국민은행이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바꾸어 최고의 금융회사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 이사는 이사회가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KB국민은행과 KB금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사직 연임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외이사들의 거취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현명한 판단을 통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에 참석하기 직전에는 금융당국의 임직원 징계와 관련해 "억울하게 징계 처분을 받은 우리 직원들을 돕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며 "도의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