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출부진에 해외전략 수정…'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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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판매 호조…'신형 i20'로 유럽시장 반전 노려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최근 현대차가 해외 수출에 경고등이 켜지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인도와 터키에서 현지 공장의 생산 계획을 변경하는 한편 부진한 유럽 시장에서는 신형 i20의 현지 전략형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1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해외 수출 30만9555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 33만2605대보다 6.9% 감소했다. 이는 37만4317대를 기록한 4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로, 월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적은 수출량이다.

이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추석 기간 휴가도 반납하고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6일 인도로 향하는 전용기를 타고 신형 i20 생산 및 판매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현대차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방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수출 전진기지이던 인도공장은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생산 거점으로, 터키공장은 유럽 소형차의 생산거점으로 역할이 강화됐다"며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두 공장의 전략적 역할 변화에 따른 현지전략 차량의 생산 품질을 직접 살핀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인도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형 i20 차량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이같은 전략을 내놓은 것은 유럽에서의 판매 부진 때문이다. 현대차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10대 중 3~4대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유럽의 판매가 감소하자 인도 공장의 수출량도 줄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정이 더 좋은 시장에 집중하기로 한 것. 현대차의 올 상반기 실적을 비교하면 인도에서는 20만7380대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반면, 유럽에서는 21만9617대로 전년동기 대비 2.4%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3.5%에서 3.2%로 0.3%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인도 시장은 신정부 출범 이후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고, 소비세 인하 연장 발표 등으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자동차 판매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 흐름에도 날개를 달았다. 지난달 인도에서 출시한 신형 i20(현지명 더엘리트 i20-the Elite i20)가 출시 보름만에 계약대수 1만2000대를 돌파했으며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월에 비해 19.2% 늘었다.
 
반면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현대차의 올해 최대 과제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지난달 3만9379대를 판매해 전년동월 대비 4.9% 줄어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유럽 시장 회복에 따라 폭스바겐그룹 6.2%, PSA그룹 5.2%, 르노그룹 19.3% 등 경쟁사들은 판매가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유럽은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신경쓰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정 회장은 지난달 25일 체코 공장과 러시아 공장 등을 둘러보기 위해 올해 세번째 유럽 출장길에 나선 바 있다.

▲ 신형 i20 (사진 = 현대자동차)
이에 현대차는 인도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신형 i20를 유럽에서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i20(현지명 뉴제네레이션 i20-New Generation i20)은 인도 생산 모델과 달리 유럽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해 파노라마 썬루프와 통합형 후방카메라, 전면 LED 라이트를 추가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정몽구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터키공장은 지난 해 현대화 작업을 거쳐 유럽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지로 재탄생했다"며 "터키산 i20의 품질 고급화를 통해 회복기에 접어든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럽용 신형 i20는 오는 10월 열리는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i30 부분변경 모델 등과 함께 공개된다. 정의선 부회장은 파리모터쇼를 방문하기 위해 네번째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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