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년 만에 HHP 가동률 80% 붕괴…3분기도 '우울'
삼성, 5년 만에 HHP 가동률 80% 붕괴…3분기도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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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금융감독원

2분기 가동률 75%…3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경쟁 격화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HHP 품목의 공장가동률이 5년 만에 80% 밑으로 떨어졌다. 공장가동률은 다음 분기 실적을 일부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 개선 역시 불투명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반기보고서(2014)에 따르면 회사의 2분기 생산실적은 1억143만대, 공장가동률은 75%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HHP 품목 가동률이 7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18분기, 5년 만에 처음이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상반기 HHP 품목의 생산대수는 2억2369만대, 가동률은 81.2%로 집계됐다.

2분기 HHP 품목의 공장 가동률 하락은 상반기 휴대폰 세계시장점유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4.9%(수량 기준)로, 2012년 기록한 25.1%와 지난해 26.8%와 비교해 다소 후퇴한 시장 장악력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실적악화 원인에 대해 "올해 2분기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스마트폰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됐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유통 채널 재고가 증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3분기 성수기 및 신 모델 출시를 대비해 유통재고를 축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다소 공격적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에서 벗어날지는 불투명하다. 회사가 '갤럭시 노트4'와 '갤럭시 알파'를 공개하는 다음달, 애플과 소니, 모토로라, 화웨이 등 글로벌 제조사들도 일제히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6'의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까지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화면 스마트폰 분야의 강자로 자리해온 삼성전자에 위협적인 경쟁자가 한명 더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로 밀어낸 현지업체 샤오미의 추격도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샤오미의 2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14%, 삼성전자는 12%로 나타났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도 고사양 제품은 물론 보급형 모델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시장에 진출해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SA의 최근 발표 따르면 올해 2분기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5100만대, 시장점유율 17.3%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한 2650만대와 비교해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선사업부의 부진은 삼성으로서는 치명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무선사업부의 비중은 각각 60.7%와 67.8%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각 전자계열사 매출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50%를 넘어선 상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HHP 부문 공장 가동률이 80% 밑으로 떨어진 것은 3분기는 물론 4분기까지 어려울 수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며 "최근 4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시기에 접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이 최근 사물인터넷 업체 인수 등 색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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