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금융 양극화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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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M&A 등을 통해 대형화에 나서면서 이들 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업계 1, 2위인 SBI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은 내달 계열사 합병에 들어갔으며 대부계열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도 올해 안으로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부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00억원이 넘는 대형 대부업체는 144개로 6개월 전보다 17개 늘어났으며 법인 대부업자 수도 15개 증가한 1706개에 달했다.

이처럼 이들 업계가 대형화에 나서는 것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통폐합을 통해 중복투자나 인력활용 등 경영효율성 제고효과를 노리겠다는 것.

특히, 이들은 광고대행사들과 수십억원의 계약을 맺고 케이블TV나 옥외광고, 인터넷 검색어 광고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실제로 TV광고 등에 집중하고 있는 대부업체들은 지난해에만 500억원의 광고를 집행하면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본 등의 여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은 고객 유치는 커녕 대형업체들에게 기존 고객들마저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유출로 전화영업(TM) 제한, 금융상품 바이럴 마케팅 심의 강화 등 영업채널이 축소된 것도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2금융시장이 대형화로 재편되면서 정작 급전이 필요한 금융 소비자들은 사채시장 등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업체들의 경우 고객 유입이 많은 만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고객들만 선발해 대출을 시행할 수 있지만 한정된 영업채널을 가지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대출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규제 또한 강화되고 있어 중소 업체들의 시장 도태는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갈 곳 없는 저신용자들이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몰릴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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