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中 기업들, 중국원양자원 리스크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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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BW 발행 철회…中기업 신뢰 흔들
"中 기관투자자 국내증시 참여토록 해야"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중국 기업 하이촨약업, 형성 등이 국내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원양자원이 12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틀만에 철회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에 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원양자원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등 공시위반 기업에 대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재는 전무한 실정이다.

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은 장 초반 상승하다 6.3%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중국원양자원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를 한 상태다.

중국원양자원은 5일 120억420만원 규모 BW 발행 공시가 나오자마자 오전 중 14.67%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에는 밀리언 플레저(MILLION PLEASURE LIMITED) 등 5개사를 상대로 BW 발행에 대해 자회사인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의 지분 74.13%를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고 정정공시를 냈다.

이에 다음날 주식은 9.09% 곤두박질쳤고, 오후 소액주주 김진섭 외 4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BW 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소액주주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인데도 당일 오후 정정고시가 됐다는 점과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 4155억원이 120억원 BW 발행에 담보로 제공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들의 소송 제기에 회사 측은 이틀만에 BW 발행 철회를 공시했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또 한번 하락하는 계기가 됐다. 또 이번 BW발행 논란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감독부실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는 "이번 중국원양자원 BW 발행 관련 공시 외에도 국내에서 중국 고섬 상폐 이후 시스템적으로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망이 너무 허술하다"며 "상장을 더 시키는 것 외에는 관리 감독 체계가 부실한 상태로 지난번에는 중국원양자원 한국사무소 폐쇄에 대해서도 거래소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차이나하오란도 지난달 초 183억4000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공시에 주가가 14.96%나 빠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차이나하오란의 보유한 잉여금이 1732억6700만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301억6700만원에 달하는 수준에서 유상증자 실시를 발표해 재무제표 등 공시 정보에 대해 불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국내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공시 위반 등에는 상장폐지가 유일한 제재 수단인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과 똑같이 제재 방안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중국 고섬사태 이후 3년만에 형성, 하이촨약업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차이나 디스카운트 사태가 구조적으로 또 발생할 수 없는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 실장은 "상장 예정인 기업들이 전과 대비해서는 퀄리티가 높아보이지만 '차이나 디스카운트' 사태가 또 발생할 소지가 구조적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본토 및 홍콩, 싱가폴 등 상장도 가능한 만큼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감안하고 우리나라에 오는 경우 상대적으로 레몬(부실한 기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황 실장은 중국 기업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중국 기관 투자자 등도 참여토록 하는 길을 마련,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을 감시하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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