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상반기 4800억 투자 '차질'…"경영공백 탓"
CJ그룹, 상반기 4800억 투자 '차질'…"경영공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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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 투자액의 35% 수준…"후유증 가중"

[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 수감되는 등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CJ그룹의 국내외 투자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이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CJ그룹 계열사가 올 상반기에만 중단 또는 보류한 투자 규모가 4800억원에 육박했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금액 1조3000억원 가운데 약 3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투자 건별로 보면 우선 CJ대한통운은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 마련을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의사 결정이 미뤄지면서 계획 추진이 보류됐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CJ대한통운은 미국과 인도 물류업체 인수를 추진하다가 협상단계에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CJ CGV의 해외 극장사업 투자 역시 지연되고 있으며, CJ오쇼핑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 계획도 미뤄졌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중국 업체와의 M&A를 추진했지만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계획이 무산됐고, CJ푸드빌은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매장 출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이나 대규모 M&A 등은 단기 적자가 불가피한데 이 같은 사안데 대한 결정은 이 회장만이 가능하다"며 "특히 이 회장의 공백이 1년 넘게 길어지면서 그 후유증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600억대 규모의 횡령·배임·탈세를 저지를 혐의로 작년 7월 구속 기소됐다.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CJ그룹은 그동안 투자액을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초과 집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에는 보수적인 경영으로 투자규모가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제 투자규모가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역시 그룹이 계획한 투자 규모는 2조원이지만, 올해도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한편 CJ그룹은 투자에 차질을 빚으면서 해외 사업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29%에서 지난해 23%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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