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승자는?
'요동치는'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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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가 과거 어느 때보다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업계 1위를 지켜온 현대건설의 아성을 '2인자' 삼성물산이 함락시킬 수 있을지, '어닝쇼크'를 기록한 대형건설사들의 추락은 어디까지인지,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이 10위권에 들 수 있을지, 지방 출신의 주택건설 전문 중견건설업체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의 약진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등이 주된 관심사다.

◇ "시평순위가 곧 서열"…삼성물산, 토목부문 1위 등극?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건설사가 건당 수주할 수 있는 공사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다. 발표 분야는 토건(토목+건축), 산업설비, 조경 등으로 나뉘지만 일반적으로 시평순위로 불리는 것은 토건분야 순위다.

시평순위가 건설사의 브랜드 가치나 수주능력을 가르는 '서열'로 인식되면서 업체 간 자존심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순위가 높으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에 입찰할 수 있는데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형 공사를 수주할 때 주관사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업체들이 순위 싸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이후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주 19조5000억원, 매출 13조9383억원, 영업이익 7929억원의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호주 로이힐 광산 사업과 국내외 삼성전자 공장 건설 사업 등으로 지난해 28조33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현대건설의 매출액을 2배 이상 앞질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종합순위 1, 2위 기업이 바뀌지 않더라도 최소한 삼성물산의 토목 부문 시공능력평가액은 현대건설을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평 1위에 오른다는 얘기가 업계에 돌고 있는데, 이달 말 발표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며 "건설업계 1위에 오른다는 상징성은 있겠지만, 실질적인 이익이 없고 오히려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위권 건설사들의 실적도 좋지 못한 만큼 10위권 안팎의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건설사들의 경우 경영평가 점수에서 밀려 순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3, 4위를 기록한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 5위였던 포스코건설이 이들을 제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부실을 선반영하며 연간 적자전환했던 대우건설은 올해 3위 자리가 위태롭다. 또 4위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에만 319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도 사실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주택사업과 계열사 공장공사 등의 수주로 공사실적·경영평가 점수 등에서 무난한 성적을 냈다"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이 다소 부진한 틈을 타 2계단 상승한 3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 GS·롯데·한화 등 경쟁 치열…호반건설 20위권 진입 가능성

매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다가 지난해 6위로 밀려난 GS건설은 937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만큼 5위권 재진입이 어려워 보인다. 다만 해외수주나 매출 성적이 예년보다 확대된 만큼 6위 자리는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GS건설 측의 예상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사업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지만, 베트남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토목·건축 실적이 크게 확대됐다"며 "기존 순위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건설(지난해 7위)과 현대산업개발(지난해 9위) 역시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10위권 수성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또 지난해 1조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순위(1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지난해 새롭게 10위권에 들어온 한화건설이 2년 연속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상징적인 의미는 크지만 컨소시엄 구성 등에서 한계를 드러내 실익을 거두지 못한 만큼 오히려 10위권 밖으로 물러나는 게 나을 것이란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4월 현대엠코(지난해 13위)와 합병한 현대엔지니어링(지난해 54위)이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주요 체크 포인트다. 합병 당시 매출액 기준으로는 1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어느 때보다 상위권의 순위 변동이 큰 만큼 쉽게 순위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6년째 불황을 겪고 있지만 주택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튼실한 재무제표를 보이고 있는 호반건설의 20위권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사로부터 시공능력평가순위와 관련한 자료를 접수한 상태지만 아직 순위를 산정하진 않았다"며 "이달 말 발표직전에야 순위 산출이 마무리될 예정으로, 시장의 전망이 맞는지 예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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