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前 STX 회장 "그룹 회생 위해"…대부분 혐의 부인
강덕수 前 STX 회장 "그룹 회생 위해"…대부분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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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오로지 그룹 회생을 위해 노력한 점 깊이 혜량해달라"

수조원대의 분식회계, 수천억대의 배임, 수백억대의 횡령 혐의로 법정에 선 강덕수 前 STX그룹 회장이 배임 혐의 일부만 인정하고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 강 회장은 사적이익을 취한 바 없고 모든 것은 그룹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호소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종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강 전 회장은 "STX그룹 회장으로서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채권 은행과 임직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저 혼자 희생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재산을 채권단에게 맡겼다. 잘못한 부분은 처벌을 받겠지만 오로지 그룹 회생을 위해 노력한 점 깊이 혜량해달라"고 호소했다.

강 전 회장은 2008~2012년 회계연도의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통해 9000억원을 사기 대출받고 1조7500억원의 회사채를 부정 발행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또 계열사 자금 2843억원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한 배임 혐의와 회삿돈 55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STX 前 경영진 6명도 강 전 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됐다. 

강 전 회장은 첫 재판에서 계열사 부당지원의 배임혐의만 일부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 대부분에 대해선 부인했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강 전 회장 변호인 측은 "강 전 회장은 분식회계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분식회계가 이뤄진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회삿돈을 가불받은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경영을 하다 보면 출장과 격려비, 접대 등 현금이 급해 일단 쓰고 사후에 영수증이나 전표를 제출하는 관행이 있고 이는 다른 기업에서도 있는 일"이라며 항변했다.

변호인 측은 이어 "STX그룹은 하나의 거대한 조선소 같아서 계열사 하나가 무너지면 전체 그룹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였다"며 "부실 계열사를 버리지 못하고 그룹이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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