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환율 1000원 가능성…성장률 0.21%p↓"
"4분기 환율 1000원 가능성…성장률 0.21%p↓"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반기 환율 전망과 대책' 정책 세미나
"오버슈팅 심리 강해…정부가 신호 줘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4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까지 하락하고 경제성장률은 0.21%p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환율 전망과 대책' 세미나에 참석한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현재 속도로 하락할 경우 4분기에는 평균 1000원에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시모형을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지면 연간 경제성장률을 0.21%p 하락시킨다"고 밝혔다.

변 연구원은 "4분기 들어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일본 엔화 및 유로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할 수도 있으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양호한 경제펀더멘털, 신흥시장 안정 등으로 인해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초 1050.3원에 시작해 3월 1080.3원까지 상승했으나 3주만에 44.4원(4.1%) 하락해 지난 4월 11일 1035.0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잠시 안정세를 취한 환율은 다시 크게 하락해 지난 3일 1010원이 붕괴, 6년만의 최저치인 1008.5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또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는 주요 경쟁국 대비 최고 수준인 상황이다. 지난 3월 21일 이후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은 6.6%로 일본(0.8%), 중국(0.0%). 싱가포르(-1.7%), 대만(-2.0%) 등에 비해 상당히 높아 수출 증가세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변 연구원은 "최근 환시에는 시장 참가자들의 오버슈팅(과잉반응) 심리가 강하다"며 "정부가 환율 방향성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는 경상흑자를 바탕으로 한 환율 하락을 통해 내수활성화를 기대하는 듯 하다"며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가 내수부진에서 나오는 '불황형 흑자'인데다 정부 환시 개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역으로 내수 활성화를 통해 환율의 하락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 절상이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수출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제품의 경쟁력 확대로 인해 원화 절상 영향이 축소된 것은 맞지만 세계 경제 회복세가 부진한 가운데 기업의 낮은 수익성, 원화의 나홀로 강세 등으로 인해 원화 절상 충격은 큰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원화 절상에 수출가격 인상 등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익성은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의 중기적인 균형수준은 1124원"이라며 "지난 4일 기록했던 1008.9원대의 환율은 중기 균형환율 대비 10.2%나 고평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달러화가 1000원선까지 하락한다면 중기 균형환율 대비 11% 고평가되는 셈"이라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1997년의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내수부진에 따른 수입 감소로 초래된 불황형 흑자는 오히려 원화 절상의 빌미만 되고 있다"며 "충분한 외화유동성 확보는 물론 한국기업의 해외현지금융 모니터링 강화, 외환수급상황 및 단기자본유출입 상황 등에 대한 면밀히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