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공매도 기자회견' 400일…셀트리온의 득과 실
[마켓인사이드] '공매도 기자회견' 400일…셀트리온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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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조사·지분매각 발표에 주가 급등락
공매도 현저히 줄어…"강한 회사로 거듭나"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공매도 때문에 기업 경영을 못하겠다.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회사를 매각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4월16일 갑작스레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매각을 선언했다. 그는 공매도 세력 때문에 회사의 경영이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했으며 이런 공매도 세력의 난립을 허용하는 금융당국의 무능도 강력하게 규탄했다.

그후 1년2개월이 지난 이날 셀트리온은 한국거래소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매각 제안을 검토했으나 제안이 합리적이지 않아 지분매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기자회견 이전인 지난해 4월 이전으로 회귀한 셈이다.

이 1년2개월 동안 셀트리온이 얻은 것은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일부 자유로워졌다는 점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9.04%로서 지난해 4월16일 이전 한 달 동안의 9.9%에서 0.86%포인트 줄어들었다. 당시 코스닥시장 독보적인 공매도 매매비중 1위에서 지난 2일에는 12위로 낮아져, 공매도 집중 문제도 양호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공매도 억제로 얻으려 했던 주가안정 여부에 대해서는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셀트리온은 매각 건이 불발됐다는 공시의 영향으로 전일대비 4.04% 하락한 4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기자회견 전날 4만7400원에서 4.85% 하락한 것이다.

이는 서 회장의 기자회견이 스스로 '악재'를 불러왔던 탓이 컸다. 서 회장은 기자회견 당시 공매도 세력이 판을 치는데도 이를 잡지 못하는 금감원의 무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성역없는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셀트리온 주가조작 조사에 나선 금감원이 오히려 서 회장 등이 연루된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하면서 논란이 됐다. 결국 지난 5월 대부분 의혹이 '혐의 없음'으로 처분되고 하나의 혐의에서만 약식 기소돼 사건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지만, 이 때까지 금감원 제재심 등을 거치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성급한 지분 매각 발표도 주가를 뒤흔들었다. 특히 서 회장 자신이 기자회견 후 이틀 만에 한 라디오 방송에 출현해 매각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시장에 충격을 줬다. 결국 지분 전량매각에서 부분매각, 경영권 이전 없이 지분투자자 모집으로 방향이 계속 변경되면서 혼란은 커졌고 주가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1년2개월간 셀트리온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충격적인 기자회견은 결과적으로 셀트리온의 주가 안정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공매도와 마찬가지로 주가 변동성만 키운 격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기자회견의 득실을 따지기 보다는 기자회견 당시와 지금의 회사 상황이 많이 변했다는 입장이다. 또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를 거치면서 주가조작에 대한 검증을 받았다는 점은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4월에는 유럽에 바이오시밀러 제품 승인을 못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든 승인을 받았고 우리 스스로 루머나 공매도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강한 회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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