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업계-낙농가, 원유값 인상 놓고 異見
유가공업계-낙농가, 원유값 인상 놓고 異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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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통업계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작년에 처음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원유가격 인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원유가 남아도는 데다 가격저항을 우려한 유가공업계가 우윳값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낙농가는 당연히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우윳값이 대폭 오른 데 이어 올해에도 인상될지 주목된다.

23일 유가공업계와 낙농업계에 따르면 통계청이 산정한 지난해 우유생산비 인상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산출한 원유기본가격은 현재(ℓ당 940원)보다 25원(원 단위 이하는 절삭) 오른 ℓ당 965.11원이다.

이를 토대로라 하면 올해 원유 가격이 ℓ당 25원 오르고 오는 8월1일부터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원유가격이 25원 오르면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35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것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과거 2∼3년에 한 번씩 낙농가와 유가공업계가 원유가격 협상을 벌일 때마다 극단적으로 대립하면서 발생한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해 지난해 양자 합의 하에 도입된 제도다.

그간 낙농가 측은 우유생산비를 최대한 높게 책정하고, 유가공업계 측은 생산비를 최대한 낮게 산출하다 보니 협상은 난항을 거듭해 왔으며, 이로 인해 2~3년마다 우윳값이 큰 폭으로 올라 소비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기 일쑤였다. 이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계청이 산정한 원유기본가를 통해 인상율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올해 협상에서는 유가공업체가 원윳값 인상을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원유가격을 대폭 올려준 만큼 올해에도 인상할 경우 소비자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업계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께 유업계가 우윳값을 250원 인상하려다 소비자 반대에 부딪혀 220원 인상에 그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이상기온 현상으로 우유생산량이 증가해 남아도는 우유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분유재고도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는 부진해 추가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3, 4월 원유생산량이 각각 19만 4326t과 19만 2261t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 6.2%p, 5.5%p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낙농가 측은 원윳값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원유가격연동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것인 만큼 올해에도 연동제를 적용해 인상해야 한다는 고수하고 있다. 다만 유업계와의 상생 차원에서 원유가격연동제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는 있다며 원윳값 인상분에 대한 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인상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낙농가 관계자는 "유가공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낙농가가 한 발짝 양보한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인상분 25원은 전년도 가격의 2.7%에 해당하는 만큼 약속대로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공업계와 낙농가 측은 이날 상대방의 안을 검토해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선다. 이날 결론이 난다면 28일 열리는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가격연동제 수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원유가격은 지난해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한 결과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 올랐으나 소비자가격은 유통마진과 유업체 몫을 포함해 ℓ당 220원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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