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자본, 2금융권 시장잠식 '가속'
외국계자본, 2금융권 시장잠식 '가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계 대부잔액 55% 달해…저축銀 잇따라 인수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외국계 자본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토종 금융사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외국계 자본들이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을 인수하며 속속 국내 서민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는 SC금융지주와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의 매각 가액은 총 1510억원(1억4800만 달러) 수준이다.

한국 회계기준으로 SC캐피탈의 순자산은 작년말 기준 1090억원이며 SC저축은행의 순자산은 작년 6월말 기준 580원 수준이다. 다만 이번 합의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매각이 완료되려면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매물로 나온 아주캐피탈 인수전의 경우 DBG금융지주에 이어 유럽 최대 금융그룹 가운데 한 곳으로 스페인 2위 기업인 산탄데르(Santander)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산탄데르는 아주캐피탈이 2010년부터 꾸준히 2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창출한 만큼 알짜 매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으로 자산 6조2418억원, 영업이익 279억원, 당기순이익 190억원을 기록했다. 산탄데르 외에도 일본 중국 등 외국 기업 등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외국계 자본에 상당부분 잠식된 대부업계와 저축은행 업계는 일본계 자금이 주를 이룬다.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부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조4000억원으로 전체 시장(8조1000억원)의 55.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의 기간 동안 국내 업체 당기순이익은 328억원이었던 반면 일본계 대부업체의 당기순이익은 이보다 9배가량 많은 2965억원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 일본계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5조6000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39조원)의 14.5% 수준이다. 가계신용대출 시장의 경우 1조4000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5조3000억원)의 25.9%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계 이외에도 호주(늘푸른저축은행), 홍콩(신민저축은행) 등도 국내 저축은행 업계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계 자본이 국내 서민금융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타 금융권에 비해 시장 진입이 수월한 것은 물론 30% 이상의 고금리 대출상품을 판매, 고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금융사들은 수익성 우려 등을 이유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며, 금융당국도 국내 인수적격자 부족 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금융권 업황이 악화되고 있어 국내 인수 적격자들이 인수를 꺼리고 있다"며 "결국 일본 등 자본이 넘쳐나는 외국계 자본들이 국내 서민금융을 빠르게 잠식, 조만간 서민 금융업권에서 국내 자본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