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LIG손보 인수로 '두 토끼' 잡는다
KB금융, LIG손보 인수로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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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딛고 분위기 반전 기대
비은행 M&A 잔혹사 '마침표'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KB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거듭된 실패를 딛고 LIG손해보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최근 지속된 악재에 따른 악화된 내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과 동시에 은행 중심의 자산쏠림 현상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KB금융을 LIG손보(지분 19.83%)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였던 롯데그룹과 동양생명·보고펀드를 모두 제치고 KB금융이 우선협상권을 따낸 것.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면 직원수 2만8500명, 총자산 408조3000억원의 금융그룹으로 한단계 도약하게 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던 터라 이같은 결과를 두고 '극적 반전'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간 시장에서는 자금력 및 향후 시너지 측면에서 LIG손보 인수의 최적 후보는 KB금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LIG손보 노조 역시 이미 손보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의 피인수에 적극 반발해온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자본력과 채널경쟁력이 뛰어난 KB금융에 인수된다는 것은 현재 LIG손보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결론"이라며 "KB금융이 '기관경고'를 받게 될 경우에는 경영실태평가등급 하락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크게 봤을 때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KB금융은 강력한 자금력과 영업 인프라를 갖고 있는 데다, 손보사 계열사를 따로 두고 있지 않아 합병 과정에서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없다. 무엇보다 KB금융이 인수 가격을 당초 예상보다 2000억원 이상 높게 써낸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LIG손보에 대한 강력한 인수의지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사진)을 비롯한 지주회사 임직원들도 이번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한 의지가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말 주주총회에서 LIG손해보험 인수계획을 밝힌 뒤 60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직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지금 우리는 내외부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인수합병이 우리의 자신감 회복과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날 열린 경영협의회에서도 "LIG손보 인수는 침체한 그룹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희망의 메시지"라며 "이를 계기로 전 임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면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국민의 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 회장의 바람대로 LIG손보 인수에 성공할 경우 KB금융으로서는 최근 잇단 금융사고로 인해 악화된 대외 이미지는 물론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희석시킬 수 있다. 또한 그룹 총 자산의 90%에 달하는 은행부문 쏠림현상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효율성 우려가 존재했던 KB금융은 2배 이상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시현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LIG손보는 그간 악화됐던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시너지, 지급여력비율(RBC)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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