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연임③] 서부이촌동, 맞춤형 분리개발
[박원순 연임③] 서부이촌동, 맞춤형 분리개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수면 아래로
'자생 가능한' 개발 가이드라인 연내 수립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용산구 서부이촌동은 철도정비창은 별도로 두고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여건에 맞게 '맞춤형 개발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당선인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철도정비창 부지는 별도로 두고 서부이촌동 내 단독주택지와 아파트 단지, 재건축 아파트를 맞춤형으로 개발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7년간 도시개발구역에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결국 사업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이 받은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컸기에 통합개발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후보 캠프의 강희용 정책 대변인은 "부지 소유권을 두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드림허브금융투자프로젝트(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자)가 소송 중인 철도정비창을 빼고 서부이촌동 일대 아파트와 주택 단지들의 노후도 등 각각의 주거여건을 고려한 개발방안을 우선 마련하겠다는 것이 맞춤형 개발의 요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공약으로 "시장에 당선되면 용산개발을 재추진하겠다"라고 밝히면서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박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용산개발 재추진은 논쟁거리도 아니다. 진행 중인 현안 소송이 끝난 뒤 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별도 개발에 대해 검토하겠다"라고 밝혀 지방선거 초반 중요한 쟁점이 됐었다.

이 지역은 한강변 대림·성원·중산시범아파트와 이촌로에 접한 이촌시범·동원아파트, 북쪽 단독주택 단지, 남쪽 단독주택 단지 등 총 7개의 크고 작은 블록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우선개발대상은 1970년 준공한 중산시범`이촌시범아파트와 1983년 지어진 미도연립, 낡은 집이 밀집한 남쪽 단독주택지다.

박 당선인은 먼저 도시계획상 2개권역으로 나눠 서부이촌동의 주거지를 하나로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과거 한강과 가까운 대림·성원·중산시범·이촌시범아파트와 미도연립 등 옛 아파트지구, 철도정비창과 인접한 동원 아파트 및 남·북쪽 단독주택지는 용산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구분해 관리됐었다.

시는 현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해 두 권역을 하나로 묶는다는 방침이다. 새 지구단위계획에서 주거여건이 열악한 중산시범·이촌시범아파트와 미도연립, 남쪽 단독주택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다.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되면 기존 용도지역, 용적률, 건물 높이 등 세부사항을 토지이용계획에 맞춰 새로 수립할 수 있다.

현행 용도지역상 이촌시범과 미도연립, 남쪽 단독주택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 중산시범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 속해 법이 허용한 용적률이 최대 250~300%에 불과하다. 이곳을 최대 400% 용적률을 적용하는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고 지역민과 협의해 세부적인 관리계획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이 지역에서는 저층부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을 혼합한 복합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강변 건축물의 최고 높이를 15층 이하로 제한한 시 방침에 따라 신축건물 4개동(평균 15층) 중 1개동은 30층 높이의 타워형, 나머지는 10층 이하로 건립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블록별 주민 협의체와 간담회를 열고 연내 개괄적인 개발계획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내놓을 예정인 새 지구단위계획에도 반영한다는 게 시 방침이다. 대림·성원아파트 등 비교적 양호한 주거지는 향후 5년 단위로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하면서 관리방안을 구체화 및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총괄계획가인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낙후된 서부이촌동 생활권을 회생시켜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통경축 등 공공성을 고려해 향후 철도정비창이 개발됐을 때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산구 지가는 개발 무산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서울이 평균 3.35% 오른 반면 용산구는 0.6% 상승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아직까지 거래도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서부이촌동 Y공인 관계자는 "매물은 간간히 나오고 있지만 거래 자체가 거의 없고 그나마 전세나 월세 거래가 대부분"이라며 "박 시장이 당선돼서 맞춤형으로 추진한다고 해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정몽준 후보가 용산개발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박 후보에 큰 차이로 밀리자 주민들도 체념한 듯 보였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번 시장 선거가 거래나 가격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